이번호 보기  |   지난호 보기  |   웰빙음식  |   좋은 글  |   음반/서적  |   울림이 있는 이야기  |   배경화면
만불사 홈 > 붓다의 메아리 음반/서적
   엉뚱하고 발랄하고 유쾌한 종교체험 이야기 [불교도서] 2013-01-31 / 3234  

 

살아서도 죽어서도 행복을 맛보고 싶은 한 남자의 유쾌·상쾌한 종교체험기. 몇 년 전 ‘40일간 거짓말하지 않기 프로젝트’를 벌였던 위르겐 슈미더가 이번에는 구원받을 확률을 최대한 높이는 프로젝트를 벌였다. 상상초월에 대략난감한 그 과정과 놀라운 결론을 책에 담았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키득키득 웃는 가운데 종교와 영성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에 공감하며 밑줄 긋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엉뚱하고 발랄하고 유쾌한 종교체험 이야기

우리나라 사람 중에 종교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57.1%, 2005년 통계청). 그런데 종교는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섣불리 얘기를 꺼냈다가는 앉은 자리를 불바다로 만들거나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주제다. 지지하는 당이나 대선후보를 놓고 벌이는 갑론을박에 버금가는 ‘뜨거운 감자’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현대 종교 혹은 신(믿음)의 문제를 다루는 글이나 책들은 대개 사뭇 비장하거나, 시퍼렇게 날이 서 있거나, 몹시 경건하다.

이 퀴퀴하고도 살벌한 주제를 유쾌·통쾌·상쾌하게 풀어놓아, 종교가 있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별난 수다쟁이가 있다. 살아 있을 때도 행복하게 살고 싶고 죽어서도 절대로 지옥에 가기 싫은 까칠한 독일 남자, 위르겐 슈미더가 그 주인공이다. 슈미더는 삶의 행복지수를 높여보고자 다소 엉뚱하고도 독특한 모험을 감행했다. 이름하여 ‘구원 확률 높이기 프로젝트’. 한 종교만 믿을 것이 아니라 되도록 여러 종교를 믿고 그들이 제시하는 올바른 삶을 살도록 노력하여 구원받을 확률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평소 호기심이 발동하면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인지라, 몇 년 전 ‘40일간 거짓말하지 않기 프로젝트’를 벌였던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는 4년 넘게 공을 들였다. 그리고 상상초월에 대략난감한 그 과정과 놀라운 결론을 책에 담았다.

진정한 신앙을 얻기 위한 공손한 도전과 모험

슈미더는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나고 자란 ‘모태 신자’지만, 청소년 시절부터는 지루한 강론에 지쳐 교회와 담을 쌓고 살아왔다. 결국 성인이 되자 결혼식, 장례식, 세례식 때에만 교회에 출석하는 ‘사흘 신자’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남부러울 게 없는 인생인 그도 정신없이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종종 불안감과 공허함을 느끼곤 한다. 무엇보다 그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진지하게 자문하곤 했고, 종교 혹은 영성(靈性)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린 시절에 거의 강제적으로 주어졌던 가톨릭을 또다시 무턱대고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신에게 딱 맞는 종교를 찾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슈미더는 우선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자신이 너무나 무지했음을 깨닫고 공부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래서 가장 먼저 각 종교의 경전을 비롯해 종교서적 150권과 종교영화 DVD 100편을 사는 일부터 시작한다. 4년여 동안 이어진 종교 프로젝트에서 슈미더가 수행해온 주요 과제들을 난이도별로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초편】
ㆍ 각종 종교경전 및 종교서적 시도 때도 없이 꺼내 읽고 공부하기
ㆍ 다양한 종교의 성물들로 자신만의 기도 공간 꾸미기
ㆍ 종교 멘토, 티모시 아이딩의 지도편달 받아 종교지식 테스트하고 자신의 종교 성향 파악하기
ㆍ ‘맞춤종교’를 찾아주는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하기(→ 결과는 사탄숭배!)
ㆍ 심리학 교수 재러드 카스가 고안한 ‘영성 지수 테스트’ 활용하기

【심화편】
ㆍ 필리핀 교회에서 귀신 쫓는 의식 관찰하기
ㆍ 중국 청두의 도교 사원 청양궁에서 명상 배우기
ㆍ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힌두교 신자 이야기 경청하기
ㆍ 뮌헨 이슬람교 중앙위원회 회장 만나서 대화하기
ㆍ 어릴 때 다녔던 성당에 나가 하느님과 차분하게 일대일 대화하기
ㆍ 불교학자 스티브 레빈이 창안한 ‘죽음을 상상하는 명상’ 시도하기
ㆍ 명상과 이완을 위해 고안된 특수 시설인 플로팅 스튜디오에서 물 위에 누워 명상하기
ㆍ 심리치료사가 진행하는 관계 개선을 위한 상황극 참여하기
ㆍ 열혈 ‘애플교’ 신자 되기(→ 종교세 납부가 과다해 도중에 포기!)
ㆍ 사이언톨로지 온라인 강좌 수강하고, 사이언톨로지 독일 본부장과 툭 까놓고 얘기해보기

【고등편】
ㆍ 사이언톨로지의 경전을 비롯해 여러 경전을 끼고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서 사람들의 종교적 편견 테스트하기
ㆍ 아내에게 부탁해 자신이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사냥개용 원격 훈련기를 통해 진동을 울리게 하는 훈련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배우기
ㆍ 자신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고백하면 용서하겠다는 메일을 94명에게 보내, 진실을 듣고 용서하기. 또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실토하고 직접 찾아가 용서 빌기
ㆍ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와 철저한 무신론자 부부의 속내 들어보기
ㆍ 뉴욕의 유명 카피라이터와 함께 밤새도록 종교 광고카피 짜서 포스터 만들기
ㆍ 유대교의 자선 원칙대로 가진 돈을 몽땅 인출해 자신이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부하기
ㆍ 가장 친한 친구에게 범신앙론 전도하기(→ 결과는 이불 둘러쓰고 엉엉 울기!)
ㆍ 여러 종교의 축일을 적은 달력을 만든 뒤, 한 달간 휴가 내고서 범신앙론자의 법도대로 깐깐하게 살아보기(→ 5일 만에 나가떨어짐!)
ㆍ 전면 결항으로 아수라장이 된 국제공항 로비에서 태연스레 명상하기
ㆍ 자신만의 영성생활 노하우 터득하기(→ 하루에 몇 번이라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꾸준히 명상하고 기도하기)

‘묻지마’ 신앙 대신 주체적 수용으로!

슈미더가 벌인 일련의 열정적인 도전과 모험은 언뜻 보면 너무도 진지해서 오히려 우스꽝스럽거나 생뚱맞아 보일 때도 많다. 마치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복불복’으로 망가져가는 새침데기 꽃미남을 보는 듯,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듯이, 그의 공부와 체험과 노력은 허탈한 웃음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슈미더는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예전에 마지못해 성당에 나갔던 것과 달리, 자신만의 확실한 생각과 판단을 통해 주체적으로 종교생활을 펼쳐 나가게 된다. 무엇보다 무지몽매함에서 오는 편협함에서 벗어난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키득키득 웃는 가운데 종교와 영성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에 공감하며 밑줄 긋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러 신들을 경배하며 때때로 익히고 실천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 21세기형 종교생활 양식, 범신앙론

리안 감독의 영화 <라이브 오브 파이>의 주인공 파이는 아주 어릴 때 엄마에게서 처음으로 힌두교의 비슈누 신을 ‘소개받았고’, 그다음엔 이슬람교식 기도가 좋아서 알라를 영접한 뒤, ‘우리의 죄를 대신 갚고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사람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신부님께 질문 세례를 퍼붓다가 기독교에도 매료된다. 그리하여 어린 파이는 ‘힌두-이슬람-기독교도’로서 식탁에서 감사기도를 올리는 아이가 된다. 또한 소년 시절에 비범한 사건을 겪으면서 믿음과 신성(神性)에 대해 깊이 통찰하게 된다.

위르겐 슈미더의 종교관은 파이의 종교관과 아주 흡사하다. 처음에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에게 딱 맞는 종교 하나를 고르는 것이 목표였지만, 진행하다 보니 어느 한 종교에만 ‘올인’하기보다 여러 종교의 좋은 점들을 두루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21세기에 걸맞은 신앙생활 양식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태도를 그는 한마디로 ‘범신앙론(Alltheism)’이라 규정하고, 자신을 ‘범신앙론자’라고 부른다. [‘범신앙론자(Alltheist)’란 무신론자(Atheist)에 빗대어 만든 신조어로, 자연의 모든 것에 신성이 깃들어 있다는 ‘범신론’과도 다르고, 어떤 종교적 관점이든 수용하는 신흥종교, ‘유니테리언 유니버설리즘’과도 다르다.]

우리는 지금 엄청나게 가속화한 정보의 세계화 덕분에 예전에는 잘 몰랐던 세계의 거대 종교들, 새롭게 부상한 신흥종교들, 대체종교에 대한 정보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종교를 영성을 끌어올리는 매개체로 여기는 대신 끝없는 욕망을 실현시켜줄 ‘도깨비 방망이’ 쯤으로 여기는 세태를 목격하고 있으며, 국내외의 ‘종교전쟁’을 다루는 뉴스를 끊임없이 접하고 있다. “한 종교가 모든 질문에 모든 답을 주지 않으며, 모든 종교가 인생의 중요한 물음들에 만족스러운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은이의 신앙관인 ‘범신앙론’은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미래세대가 열어가야 할 새로운 종교생활 양식이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은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일 독자가 쓴 서평의 일부다.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도 좋다. 이미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편이 좋을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추천사

지은이는 오늘날과 같은 다종교(多宗敎)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여러 종교를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젝트’를 통해 어느 한 종교가 삶이 던지는 모든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줄 수는 없고 각 종교는 나름대로 뭔가 공헌할 수 있다는 사실을, 풍부한 유머와 일상의 사례를 섞어가며 재치 있게 풀어냈다. 또한 ‘범신앙론(Alltheism)’이라는 새로운 조어를 통해, “유교 모자에 도교 외투를 입고 불교 샌들을 신고 산책”하는 식으로, 여러 종교 전통에서 제시하는 아름다운 진수를 폭넓게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구원의 확률’을 높이는 일, 이 시대에 더욱 바람직한 인간이 되는 길이라 주장한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들뿐 아니라 오늘 같은 사회에서 종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종교와 영성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다. 심각한 문제를 유쾌·상쾌하게 다루어 술술 읽힌다. 물론 번역자의 글솜씨도 한몫했다.

- 오강남(비교종교학 석학,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명예교수)

재밌다. 유쾌하다. 진지한 이야기를 이처럼 위트 있게 써내다니, 놀랍다. 한편으로 성찰과 고민의 진한 세월이 짐작된다. 어쨌든 읽는 우리는 즐겁다. 유머와 위트가 넘쳐서 TED 강의를 보는 느낌이다.

지은이는 리처드 도킨스 식의 전투적 무신론을 배격한다. 과연 신을 믿을 것인가? 종교를 가질 것인가? 그렇다!! 문제는 ‘그렇다면 어떤 신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또는 ‘어떤 종교를 가질 것인가?’이다. 대답은 이거다. ‘각 종교의 좋은 점만 바라보자. 그래서 기회가 되면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때때로 익히자.’ 모두가 그렇게 살면 아마도 종교 때문에 갈등하고 전쟁을 벌이는 일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종교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종교에 대해 한번쯤 골똘히 고민해본 사람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 주원준(평신도 신학자,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구약성경과 신들》의 지은이)

물론 위르겐 슈미더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다. 그렇더라도 그가 체험하고 깨달은 내용들을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왜 나는 믿는지, ‘나의 종교만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은지, 지옥이 두려워 억지로 믿지는 않는지, 사후세계에 대한 보험쯤으로 생각하지는 않는지…….

종교가 없거나 종교에 아예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면, 위르겐 슈미더 가 겪은 일들을 읽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주제와 상관없이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

- <옮긴이의 말>에서

지은이 소개

위르겐 슈미더(Jurgen Schmieder)는 1979년 생. 독일의 대표 신문인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스포츠부 기자이자 온라인 포털 편집자. 어려서부터 실험하고 체험하기를 즐긴 그는 기자로 활동하면서도 직접체험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추구해왔다. 몸에 대한 성찰을 담은 《내 배는 내 것이다(Mein Bauch gehort mir)》, ‘40일간 거짓말하지 않기’ 프로젝트를 담은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웅진지식하우스)는 그런 노력의 결과물로, 독일 독자들에게 크게 사랑받았다. 가족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살아서나 죽어서나 스스로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그가 이번에는 구원받을 확률이 가장 높은 종교 찾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신에게 잘 보여야 할까? 직접 알아보기 위해 그는, 온갖 경전을 연구하고 여러 종교의 가르침과 규율에 따라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4년여 동안, 지은이는 공손하지만 철저하고 진지하게, 때로는 자신을 조롱하는 유쾌한 태도로 기독교·불교·이슬람교·힌두교·도교 같은 세계적 종교뿐만 아니라 신흥종교, 대체종교까지 깊이 체험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펜타그램 / 408쪽 / 신국판 / 1만 6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中國 日本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