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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륙재의 집전에 대한 가장 자세하고 방대한 의례서 [불교도서] 2012-11-23 / 3382  

 

조선 후기 불교의 특징 중 하나로 이 시기가 ‘의례불교의 시대’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불교 억제 정책에 따라 불교를 전파하고 심화하는 데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때 사회 경제적 측면이나 포교의 측면에서 불교의식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역사적 기술에서 이러한 현상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단지 이 시기에 편찬된 의식서의 제목을 나열하는 것에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 불교의식과 관련된 제반 연구는 아직도 우리 학계가 개척해야 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은 조선 후기의 스님인 지환(智還)의 저술로서 저승세계와 현계(顯界)의 물과 육지에서 주인도 없이 머물러 있는 모든 고혼들을 천도하는 재(齋)를 올리는 데에 대한 의식 방법과 절차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불교의례서이다. 조선시대에는 《진언권공(眞言勸供)》ㆍ《영산대회작법절차(靈山大會作法節次)》ㆍ《산보범음집(刪補梵音集)》ㆍ《설선의(說禪儀)》ㆍ《배비문(排備文)》ㆍ《운수단(雲水壇)》ㆍ《작법절차(作法節次)》 등 다종의 불교의례서가 있었다. 본서는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자세한 편이며, 또 불교와 습합된 여러 신앙들을 널리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의례서이다. 아울러 여러 가지 도표를 이용하여 당시 의식의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종합 예술적 면모를 지닌 불교의례를 기록하는 데 글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편집자의 의도도 확인된다.

이 책의 내용 중 영산작법 절차(靈山作法節次)를 보면 현행 영산재의 모습과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또 현재 시행하지 않는 절차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어 영산재의 전승 과정을 명확히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지은이 소개
지환(17세기 후반~18세기 초) 스님은 생몰연대나 활약상을 알 수 없는 조선 후기의 스님이다. 다만 이 책의 발문을 통해서 스님이 당시에 범패의식에 전문적인 뛰어난 지식을 갖추어 불가에 명성이 높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동국대학교출판부 / 636쪽 / A5 / 2만 8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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