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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사 홈 > 붓다의 메아리 좋은 글
   불효자를 일깨우는 노래 [오늘의 법구] 2009-11-26 / 426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시는데, 어떤 바라문이 지팡이를 짚고 발우를 갖고 다니면서 걸식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당신은 지금 아주 늙었는데 어찌하여 지팡이를 짚고 발우를 들고서 걸식합니까?”

바라문이 말하였다.

“저에게는 일곱 아들이 있사온데 각각 장가를 들여서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지금 그 몫이 없어서 아들에게 쫓겨났기 때문에 걸식을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당신을 위하여 게송을 말해 줄 테니, 당신은 대중 속에서 이 게송을 말할 수 있겠는가?”

늙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저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들을 낳고서 아주 기뻐하며
그를 위해 재산을 모으고
각각 모두 장가를 들였는데
문득 나를 버리고 내쫓는구나.

이들은 효심과 인정 없어서
입으로만 부모를 위한다고 말할 뿐
저 나찰의 아들과 같아서
죽을 무렵엔 나를 버리는구나.

마치 말 구유와 마판 안에
보리와 곡식이 가득한데도
젊은 말들이 양보하는 마음이 없어
늙은 말을 쫓고 밟는 것과 같네.

이 자식들도 역시 마찬가지라서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어서
나를 버리고 구걸하게 만드니
지팡이가 나를 사랑함만 못하네.

나는 지금 이 지팡이 가지고
개와 염소와 말을 다루니
다닐 적엔 나를 도와 주고
어둔 밤에는 나의 벗이 되네.

물을 짚으면 깊고 얕음 알아내고
자빠지면 지팡이를 붙잡고 일어나서
지팡이가 많이 배운 것보다 나으니
이 지팡이만이 나를 아껴 주고 생각하네.

바라문은 그 게송을 받아 들고 읽고 외우기를 능란하게 하였다.

그 때 일곱 아들이 큰 모임 속에 있었는데, 그 바라문은 대중 속에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여러분은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 주겠습니까?”

대중들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바라문은 곧 위에서 말씀하신 게송을 말하였다. 그러자 일곱 아들은 부끄러운 기색으로 일어나 아버지를 안으면서 각각 인사를 하고 난 후, 아버지를 모시고 집에 돌아가서 본래 앉던 자리에 앉히고, 여러 아들들이 각기 두 장의 좋은 담요를 아버지께 올렸다.

그러자 바라문은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내가 지금 안락을 얻게 된 것은 이 구담의 힘이니, 구담은 바로 나의 아사리이시다. 바라문의 법으로는 마땅히 화상과 아사리에게 공양을 해야 한다.'

그리고는 가장 좋은 옷을 골라 가지고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문안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집에서 온갖 호강과 안락을 얻게 된 것은 바로 당신의 은혜입니다. 우리 경서(經書)에서 말하기를, '아사리의 것이면 마땅히 아사리의 몫을 주어야 하고, 화상의 것이면 마땅히 화상의 몫을 주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당신은 지금 바로 저의 아사리이시니,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저의 이 옷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그를 불쌍히 여겨서 그 옷을 받으시니, 바라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뛸 듯이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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