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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어난 시문의 경지를 보여주는 문집 [불교도서] 2012-11-19 / 3297  

 

《침굉집》은 조선 후기의 고승인 침굉 현변 대사의 시문집이다. 대사가 입멸하고 난 12년 뒤에 그 문도인 약휴 등이 사람들의 입에 흩어져 전하던 유고를 모아 목판으로 간행한 것으로 오언ㆍ칠언 절구와 오언ㆍ칠언 율시 형식의 한시와 서간문과 행장, 모연문류와 권선문류 그리고 여러 가지 사찰과 암자의 건축과 불상 조성을 다룬 기문, 축원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침굉 현변 스님은 어릴 때부터 문장으로 이름이 나서 19세 때 복현(福縣) 객사의 상량문을 짓기도 했다. 많은 이들과 주고받은 창화시들 가운데는 조선조 불교사에서 명망이 있었던 소요 태능(逍遙 太能, 1562~1649)이나 백곡 처능(白谷 處能, 1617~1680)과 관련된 작품들도 있어 주목된다.

또한 《침굉집》에는 17세기 불승의 교학 방식이나 수행 문화, 그리고 구체적인 생활 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불교사적 자료가 풍부해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교학을 버리고 참선을 하라〔放敎參禪〕’와 ‘풍조를 탄식하여 스승을 찾을 것을 벗에게 권하다〔歎風勸友尋師〕’ 등의 경우, 전자가 도반이나 제자들에게 교학보다는 참선에 힘쓸 것을 권유하는 글이라면, 뒤의 것은 도반에게 어느 한 쪽만을 고집하지 말고 유행의 습속을 좇지 말 것이며 스승을 두루 찾아 깨달음을 이루기를 권유하는 글이다. 특히 뒤의 글은 대사 자신의 수행과 공부 이력을 적어 놓고 있어 선사의 행적과 당시 불교계 수행 문화의 일단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귀산곡(歸山曲)’, ‘태평곡(太平曲)’, ‘청학동가(靑鶴洞歌)’ 등 세 편의 가사는 고려 말 나옹 화상이 개척한 불교계 가사문학의 전통을 잇고 있는데, 특히 ‘태평곡’은 당시 불교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문화사적 의의가 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은이 소개
침굉 현변(1616~1684) 스님은 전라도 나주 출신. 자는 이눌(而訥)이고 법호는 현변(懸辯)이며 침굉(枕肱)은 그 호이다. 속성은 윤(尹) 씨로 아버지의 이름은 흥(興)이며 어머니의 성은 최씨다. 12세에 출가하여 보광 법사를 따라 천관산에 가서 불전을 공부하였다. 13세에는 지리산으로 들어가 소요 태능(逍遙 太能) 선사를 찾아보고 크게 탄복하였다. 지리산 연곡사, 조계산 송광사와 선암사에 주석하면서 교화를 펼쳤고 말년에는 금화산 징광사에서 지내다가 입적했다.

동국대학교출판부 / 300쪽 / A5 / 1만 7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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