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스님은 한국불교에서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 받고 있다. 때문에 학덕과 수행의 깊이가 남다른 종정 스님의 삶은 세간과 출세간 모두에게 그 자체로 교훈이 되기도 하고, 때론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중들은 항상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종정 스님들은 한 생을 어떻게 살아갔을까. 범부의 삶은 물론이요, 우리 곁에서 수행하고 포교하는 스님들과 도대체 무엇이 같고 어떻게 달랐을까.
이러한 사부대중의 궁금증을 풀어 줄 책 『종정열전』이 나왔다.
지난 1999년 역대 종정 스님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 누가 큰 꿈을 깨었나』와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처럼』을 펴냈던 혜봉 스님이 잘못된 자료를 수정하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추가해 문화문고에서 『종정열전』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종정 스님들의 생애를 조명했다.
이 책에는 초대 종단 원종 종정인 회광 사선(1862~1933)으로부터 만공 월면(1871~1946), 한암 중원(1876~1951), 퇴옹 성철(1912~ 1993) 스님은 물론 현 종정 도림 법전 스님에 이르기까지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종정 계보를 이어온 큰스님 22명의 생애가 담겨 있다. 그리고 스님들의 삶에 근현대 한국불교사를 투영했다.
전체 2권으로 출간된 『고승열전』은 1권에 실린 1부에서 일제시대 조선불교계 종정 9명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 광복 후 전통승단의 종정 4명을 조명했다. 그리고 2권에서 3부 통합종단 대한불교 조계종의 종정 9명을 다뤘다. 특히 1부에서 조명한 회광 사선, 경운 원기, 환응 탄영, 동선 정의, 해담 치익, 용허 장호, 혜월 혜명, 만공 월면, 한암 중원 등 9명 종정 스님들의 삶에서는 일제시대 한국불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근현대 한국불교사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불교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해줌으로써 생소한 불교용어를 알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100컷에 달하는 사진 자료를 통해 불교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독자들로 하여금 종정 스님들의 삶을 통해 삶과 죽음, 깨달음과 수행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눈을 갖도록 한다는데 책의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스님들이 남긴 오도송과 열반송은 탐욕과 불안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인생의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1권 2만 5천원. 2권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