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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의 깨달음-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불교도서] 2010-06-07 / 5202  

 
“내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자기 종교의 모습과 역할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가 믿고 따르는 하나의 종교밖에 모르면 사실 그 사람은 자기의 종교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입니다.”

한국인 스님으로는 최초로 미국 대학에서 교수가 된 혜민〈사진〉 스님은 “한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면서도 다투는 등 한국에서 종교간 갈등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배려가 부족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MBC TV에서 부처님오신날 특집으로서 방영됐던 ‘출가 그 후 10년’의 주인공이기도 한 혜민 스님이 출가 이후 10년 동안 하버드, 프린스톤, 중국, 일본에서 공부하고 햄프셔 대학교에서 정식 교수로 교편을 잡으면서 겪은 삶을 소재로 쓴 글을 모아 클리어마인드에서 『젊은 날의 깨달음-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으로 엮었다.

자신의 에세이집 홍보를 겸해 일시 귀국, 글쓰기에 있어서 고향과도 같은 존재인 법보신문을 찾은 혜민 스님은 “무엇보다도 다종교사회에서 자기 종교만을 우수한 종교로 생각해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종교간 소통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전하고 싶었다”고 에세이집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서 책 표지에 성당에서 찍은 사진을 실었고, 내용 중에도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이 서로 종교간 벽을 허물고 소통하고자 직접 모범을 보인 사례 등을 학생들에게 전해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종교간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한 나름의 배려인 셈이다.

혜민 스님은 수행자인 동시에 교육자다. 때문에 책에 종교간 소통을 비롯해 교육문제와 외국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 이야기까지 담았다. 따라서 교육자적인 입장에서 한국 교육의 맹점을 꼬집는데 있어서도 주저함이 없었다.

스님은 우선 “한국의 교육은 유명대학진학을 강요하는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는데, 학생들이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겪게 되는 심리적 절망과 패배감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하버드를 가면 뭐가 좋으냐?”고 반문한 스님은 “하버드(미국 교육)가 한국과 다른 점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향기를 갖도록 하는 교육문화, 즉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개개인이 가진 개성과 능력을 존중해 주는 교육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대학에서 영어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스님은 “영어 공부도 마음 닦는 공부와 비슷하다”고 했다. “1∼2개월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3∼4년 지나면서 점차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 스님은 “한국에서는 문법과 단어를 알고 나서 영어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번뇌를 잠재우고 나서 참선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잘못된 영어교육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사람을 상대로 배워야 한다”고 영어 잘하는 비법(?)을 전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남의 흉허물이 보이는 것은 내 안에도 그러한 모습이 있기 때문이며, 내 안에 있는 것이 진동이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마음공부에 전념할 것을 당부했다. 책을 통해 스님이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

지난 3년간 햄프셔 대학에서 불교명상학, 식민지 시대 불교, 미국 안에서의 불교 등 11개 과목을 강의해온 혜민 스님은 2011년 연구년을 맞아 서울대 규장각에서 1년간 한국불교와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법보신문 ‘세심청심’ 코너에 연재했던 글들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에서 공부하는 동안 겪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글로 옮겨놓은 『젊은 날의 깨달음-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에는 하버드 대학원생이 어떠한 연유로 스님이 되고, 중국과 일본 유학을 거쳐 미국대학교 강단에 서게 됐는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과 자신을 깊게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젊은 수행자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1만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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