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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방울 벌꿀에 취해 죽음을 잊다 - 불설비유경 [오늘의 법구] 2009-03-09 / 323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실라벌성(室羅伐城)의 서다림(逝多林)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승광왕(勝光王)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나는 지금 대왕을 위하여 간단히 한 가지 비유로써 생사의 맛과 그 근심스러움을 말하리니, 왕은 지금 자세히 잘 듣고 잘 기억하시오. 한량없이 먼 겁 전에 어떤 사람이 광야에 놀다가 사나운 코끼리에게 쫓겨 황급히 달아나면서 의지할 데가 없었소. 그러다가 그는 어떤 우물이 있고 그 곁에 나무뿌리 하나가 있는 것을 보았소. 그는 곧 그 나무뿌리를 잡고 내려가 우물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소. 그 때 마침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가 그 나무뿌리를 번갈아 갉고 있었고, 그 우물 사방에는 네 마리 독사가 그를 물려하였으며, 우물 밑에는 독룡(毒龍)이 있었소. 그는 그 독사가 몹시 두려웠고 나무뿌리가 끊어질까 걱정이었소. 그런데 그 나무에는 벌꿀이 있어서 다섯 방울씩 입에 떨어지고 나무가 흔들리자 벌이 흩어져 내려와 그를 쏘았으며, 또 들에서는 불이 일어나 그 나무를 태우고 있었소.”

왕은 말하였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그 보잘것없는 맛을 탐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때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 광야란 끝없는 무명(無明)의 긴 밤에 비유한 것이요, 그 사람은 중생에 비유한 것이며 코끼리는 무상(無常)에 비유한 것이요, 우물은 생사에 비유한 것이며, 그 험한 언덕의 나무뿌리는 목숨에 비유한 것이요, 검은 쥐와 흰 쥐 두 마리는 밤과 낮에 비유한 것이며, 나무뿌리를 갉는 것은 찰라 찰라로 목숨이 줄어드는 데 비유한 것이요, 네 마리 독사는 사대(四大)에 비유한 것이며, 벌꿀은 오욕(五欲)에 비유한 것이요, 벌은 삿된 소견에 비유한 것이며, 불은 늙음과 병에 비유한 것이요, 독룡은 죽음에 비유한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은 알아야 하오. 생ㆍ노ㆍ병ㆍ사는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언제나 그것을 명심하고 오욕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하오.”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넓은 들판은 무명의 길이요
달리는 사람은 범부의 비유며
큰 코끼리는 무상의 비유요
그 우물은 생사의 비유니라.
나무뿌리는 목숨의 비유요
두 마리 쥐는 밤과 낮의 비유며
뿌리를 갉는 것은 찰라 찰라로 줄어드는 것이요
네 마리 뱀은 네 가지 요소이다.
떨어지는 꿀은 오욕의 비유요
벌이 쏘는 것 삿된 생각의 비유며
그 불은 늙음과 병의 비유요
사나운 용은 죽는 고통의 비유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것을 관찰하여
생(生)의 재미를 곧 싫어하라.
오욕에 집착 없어야
비로소 해탈한 사람이라 하나니
무명의 바다에 편한 듯 있으면서
죽음의 왕에게 휘몰리고 있나니
소리와 빛깔을 즐기지 않으면
범부의 자리를 떠나는 줄 알라.

그 때에 승광대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사의 근심스러움을 듣자 일찍이 알지 못했던 일이라 생사를 아주 싫어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마음으로 우러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 저를 위해 이처럼 미묘한 법의 이치를 말씀하였사오니, 저는 지금 우러러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장하오. 대왕이여, 그 말대로 실행하고 방일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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