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야 : [불교 경전] 저 자 : 지안 스님 출판사 : 조계종출판사 정 가 : 10,800원
책 소개
본문 속으로
부처님이 거룩한 말씀을 의지하고 어리석은 무리의 허망한 말을 따르지 말라. 이미 출가해서 청정한 대중에 참여하였거든 항상 부드럽고 화목하고 착하고 온순할 것을 생각하고 아만을 부려 잘난 체하지 말아야 한다. - 16쪽
인사 차리느라고 오가는 것을 삼가며, 다른 사람의 잘잘못을 참견하는 것을 삼가며, 문자만을 너무 구하는 것을 삼가며, 잠을 정도에 지나치게 자는 것을 삼가며, 속된 반연에 꺼들려 산란함을 삼갈지어다. - 39쪽
중생마다 불난 집의 문을 윤회하는 것은 한량없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탐욕을 버리지 못한 탓이니라. 못 오게 막지 않는 천당에 가는 사람이 적은 것은 욕심 ? 성냄 ? 어리석음으로 자기 집 재물을 삼은 까닭이고, 꾀지 않는 악도에 가는 사람이 많은 것은 네 마리 독사와 다섯 가지 욕락으로 진심이 아닌 망심의 보배를 삼았기 때문이다. - 58~59쪽
세간의 시끄러움을 버리고 허공을 타고 천상에 올라가는 데는 계(戒)가 좋은 사다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계를 파하고 남의 복전이 되려는 것은 날개 꺾인 새가 코끼리를 업고 공중을 날려는 것과 같다. 나의 죄를 벗어버리지 못하면 남의 죄를 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계를 지켜 수행하지 않고 남의 공양 시주를 받으리오? - 74쪽
나물 뿌리 나무 열매 배를 채우고 / 송락과 풀잎으로 몸을 가리어 들 학과 푸른 구름 벗을 삼아서 / 높은 산 깊은 골에 남은 생애 보내리라. - 105쪽
독사 같은 졸음 구름 마음의 달을 어둡게 하니 / 도 닦는 이 여기 와서 길을 몰라 헤맨다. 이럴 때 지혜의 칼을 빼어 들면 / 구름 절로 없어지고 달이 절로 밝으리라. - 123~124쪽 - 229쪽
목차
서문(序文)
1.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誡初心學人文] 2. 발심하여 수행하라[發心修行章] 3. 주인공아, 들어라[自警文]
통도사에서 벽안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통도사 강원 강주를 비롯해 조계종 교육원 고시위원 및 역경위원장을 엮임했으며 35년간 교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조계종 종립 승가대학원장으로 승가 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반야불교학당과 반야경전교실을 개설하여 많은 재가 불자를 위한 교학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기신론 강의》, 《신심명 강의》, 《기초경전해설》, 《보현행원품 강의》, 《학의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다》 등과 역서로는 《대반니원경》, 《대승기신론강해》 등이 있다.
서평
주인공아, 들어라!
내 영혼을 들여다보는 가장 진실한 불서
초심은 순수한 신심이다. 이 초심이 지켜져야 불교 공부도 꾸준히 할 수 있다. 『처음처럼(初心)』은 순수한 신심을 일으키는 경전인 《초발심자경문》을 강설한 책으로, 세 가지 과목을 합쳐서 부른다. 〈계초심학인문〉,〈발심수행장〉,〈자경문〉을 합쳐놓은 본으로 예로부터 불교 입문의 필독서로 여겨졌으며, 특히 승가 교육에 있어서 사미과(沙彌科)의 기본 교재로 사용되어 수행에 임하는 기본자세와 정신을 가르쳐 왔다. 최근에는 스님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많이 읽고 공부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계초심학인문〉은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지은 것으로 제목 그대로 불교에 처음 입문한 초심자를 훈계하는 내용에서부터 사찰 내에서의 대중 생활의 규범과 선방에서의 참선 수행을 하는 사람들을 경각시키는 내용이 설해져 있다. 지눌이 고려 희종 1년(1205년)에 조계산에서 수선사(修禪社)를 설립한 후 초심자들에게 올바른 수행 정신을 가르쳐 새로운 승가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하여 저술한 것이다. 〈발심수행장〉은 신라 때 원효 스님이 지은 것으로 발심수행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이 역시 초심자들에게 열심히 수행 정진할 것을 권하며 부처님과 중생의 차이가 수행하고 수행하지 않는 차이임을 설하고 있다. 수행을 하는 자는 한시도 방일하고 쉴 틈 없이 매일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모두 706자의 비교적 짧은 글이지만 발심을 일으키게 하는 감동적인 글이다. 〈자경문〉은 고려 때 야운 스님이 지은 것으로 선수행 공부를 잘 하도록 채찍질하는 글이다. 주인공이란 말을 써서 스스로를 타이르고 반성하게 하는 내용이다. 세 편 가운데 가장 긴 글로 글자 수가 2,000자에 가까운 1,987자이다. 수행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열 가지 문으로 나누어 경책하는 말을 싣고 게송을 붙였다. 〈자경문〉은 선수행 특히 조사선을 참구하라고 권하면서 엄격한 율행을 지키며 빈틈없는 공부를 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대중의 가장 모범이 될 만한 청규 이상의 수행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초발심자경문의 백미 ‘주인공아, 내 말을 들어라’
〈자경문〉에서 ‘주인공아, 내 말을 들어라’는 특히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자기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말이다. 즉 ‘내가 누구냐?’ 라는 말과 통한다. 이 말은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은 쉽게 말하면 자신 스스로에 대한 의식, 관찰이다. 불교에서는 나 자신을 알면 그게 바로 부처라고 한다. 즉, ‘주인공아, 내 말을 들어라’ 이 말은 자기 영혼을 들여다보는 가장 진실한 말이며 내가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지안 스님의 특별한 강설 ‘초심으로 돌아가라’
이번에 발간된 『처음처럼(初心)』은 조계종 종립 승가대학원장이신 지안 스님이 집필하셨다. 지안 스님은 출가한 이후 줄곧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는 학인이자 후학에게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강주로서 평생을 걸어왔다. 최근 스님은 어떻게 하면 현대인에게 부처님 말씀을 쉽고, 정확하게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민은 『처음처럼(初心)』에도 잘 나타나 있다. 『처음처럼(初心)』은 일반인 혼자서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단어와 문장을 현대적으로 집필했으며, 시중에 이미 나온 《초발심자경문》 관련 책을 분석하고 비교해 가장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스님은 초심을 일으키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특히 이 책은 불교인이든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든 누구나, 읽기 쉽도록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현대적인 언어를 선택하였다. 기존에 출간된 《초발심자경문》과 달리 원전 풀이와 함께 지안 스님이 직접 옆에서 이야기해주듯이 따로 강설과 주를 넣어 어려운 원전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