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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
[오늘의 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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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 3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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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마치 경행(經行)을 하시는 것처럼 천천히 걸어서 라후라(羅?羅)의 방으로 가셨다. 라후라는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좌복을 털고 깨끗한 물을 준비해 놓았다.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의 방으로 가셔서 평상에 걸터앉으셨다. 그리고 깨끗한 물로 손발을 씻으신 뒤에, 그 더러운 물을 조금 남겨 두고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남아 있는 물이 보이느냐?”
“예, 보입니다.”
“사문이 수행하는 것도 이와 같다.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고 수치스러워할 줄도 모르면, 라후라여, 그런 비구는 온갖 악을 지음으로써 받지 않는 고통이 없을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마치 이 더러운 때를 씻은 물은 깨끗해질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시 부처님께서는 몸소 그 물을 땅에 쏟으시고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이 더러운 물을 땅에 쏟는 것을 보았느냐?”
“예,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작정하고 거짓을 말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고 수치스럽게 여기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은 짓지 않는 악이 없느니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손수 물그릇을 들고서 땅에 엎은 다음 다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이 물그릇을 엎는 것을 보았느냐?”
“예,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작정하고 마음먹고 거짓을 말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고, 수치스럽게 여기지도 않는다. 그런 무리는 짓지 않는 악이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잠깐 동안의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작정하고 거짓말해서야 되겠느냐? 라후라여, 이와 같이 마땅히 배워야 한다.”
- 출요경(出曜經) 제11권 10. 행품(行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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