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트랜드로 자리 잡은 연등축제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 나왔다.
조계종 행사기획단에서 엮은《오감만족 연등축제(불광출판사)》는 실제로 연등축제의 현장을 경험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전면에 걸쳐 총천연색 사진들이 수록돼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이 책은 1천년의 역사를 지닌 연등축제에 대해 정리한 최초의 단행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책은 크게 △천의 얼굴을 가진 축제와 △천의 역사를 가진 축제로 나뉘는데, 전자는 연등축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담았고, 후자는 1천년 역사 속에서 연등축제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고찰한다.
불교에서 등은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데, 이는 현대사회의 이상적 가치인 평화의 공존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연유로 연등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비단 불자만 있는 게 아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저녁 무렵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오색찬란한 꽃밭의 흐름 같은 연등행렬이지만 낮에 진행되는 불교문화마당에도 연등행렬 못지않은 인파가 모인다. 불교문화마당에서는 사찰음식, 탱화그리기 등 산사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 펼쳐진다. 또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투호놀이나 제기차기, 널뛰기 등 우리의 전래놀이도 펼쳐지고 이웃을 돕는 행사와 각종 공연도 열린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이라는 말이 적격인 현장인 것이다.
불교문화마당의 부스는 초창기에는 10여 개 안팎이었으나, 이제 100여 개로 늘어났다. 특히 400여 명의 외국인이 체험해 보는 연등만들기 부스는 연등축제가 한국만의 축제가 아니라 전 지구의 축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불교문화마당이 끝나는 저녁이면 동대문에서 종각까지 연등행진이 벌어진다. 모두 200여 개가 넘는 대형 장엄등 그리고 참가자들이 손에 든 수만 개의 연등이 종로거리를 수놓는다.
연등축제에 대한 역사는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등회에 대한 기록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국사기》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경문왕 6년(866) 정월 15일과 전성여왕 4년(890) 정월 15일에 왕이 황룡사로 행차해 연등한 것을 간등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고려와 조선,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연등회는 그 역사를 더해간다. 1996년에 와서는 기존의 제등행렬에서 연등축제로 형식을 전면 전화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참여형 축제를 만들게 됐다.
260여 장의 칼라사진이 수록돼 있어《오감만족 연등축제》는 제목 그대로 오감을 만족하면서 연등축제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출처 : 불교투데이 4월 10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