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이 불교용어라던데, 무슨 뜻인가요?” “야외에 단(壇)을 마련하여 부처님의 법(法)을 펴는 자리입니다. <중략> 훌륭한 법문으로 법열이 넘치는 법회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사회에서 소란스러워 야단을 떠는 모습의 야단법석과 차이가 있답니다.” 사찰에 가면 익숙하게 듣는 말도 막상 누가 물어 뜻을 설명하자면 말문이 막히기 마련. 이처럼 불교문화와 관련된 궁금증을 단박에 해소할 수 있는 불교사전이 나왔다.
700여개의 표제어 속에 한국불교가 농축된 문화사전이다. 동국대불교문화연구원이 편찬한 <한국불교문화사전>이 그것. 한국 전통문화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각광받는 불교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문화지침서다. 학자나 전문가를 위한 정밀한 사전이라 보긴 어렵다.
일반 대중들이 불교에 접근하는 것을 돕고 불교문화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데 중점을 뒀다. 14명의 전문 필진이 머리를 맞대고 3년여에 걸쳐 묶었다. 한국불교의 역사, 인물, 전통, 사찰, 건축, 회화, 조각, 공예, 음악, 무용, 경론, 차문화 등의 큰 주제별로 700여개의 표제어가 실렸다. 이해를 돕기 위해 150여컷의 사진도 수록했다.
편찬위원장인 동국대 불교대학장 혜원스님은 “문화가 중요시되는 21세기에 불교문화는 한국 전통문화콘텐츠의 보고로 여겨지고 있으며, 여가의 활용과 정신적 충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불교문화는 중요한 대안이 되고 있다”며 <한국불교문화사전>은 우리 국민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유형.무형의 불교문화에 대한 가벼우면서도 세심한 기초자료 및 안내서의 역할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이 작은 사전으로 우리 불교문화의 전부를 수용할 수는 없으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항목을 설정하고, 서술 또한 가능한한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며 “장서용 사전이 아니라 곁에 두거나 휴대하며 손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이 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인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은 “국내 최초의 불교문화사전을 펴내기까지 많은 분들의 공이 들어갔다”며 “불교문화를 정리해서 앞으로 나아갈 길까지 점검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편찬소감을 밝혔다.
사전에 딸린 부록도 요긴해 보인다. 불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불상 보살상 사천왕상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등 불교문화재에 대한 도해와 각 부분의 명칭이 수록돼 있고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의 주소와 연락처도 함께 실었다.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의 스님들의 도움을 받아 이번 사전의 개정판은 수정 보완될 예정이다. 조만간 한국불교문화사전 영문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