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沙門)이 밤에 가섭불(迦葉佛, 과거 칠불의 여섯째 부처님)의 《유교경(遺敎經)》을 소리내어 읽는데 그 소리가 애절해서, ‘이렇게 깨닫지 못할 바에는 출가나 하지 말 것을’ 하고 후회해 중노릇을 그만둘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예전 집에 있을 때, 너는 무슨 일을 하였느냐?”
사문이 대답했다.
“거문고 타기를 좋아했습니다.”
“거문고 줄이 너무 느슨하면 어떻더냐?”
“그래 가지고는 소리가 안 나나이다.”
“그렇다면 줄이 너무 팽팽하면 어떻고?”
“소리가 끊어집니다.”
“줄이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아 알맞을 때는?”
“소리들이 고르게 울립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문이 도(道)를 수행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음 씀이 적당하면 도를 얻을 수 있으려니와, 도를 구함에 있어서 너무 다급할 때는 몸이 지칠 것이고, 그 몸이 지칠 때는 마음이 괴로울 것이고, 마음이 괴로울 때는 수행이 뒷걸음질칠 것이고, 그 수행이 뒷걸음칠치고 났을 때는 죄가 반드시 더해 갈 것이다. 오직 마음과 몸이 청정?안락해야만 도를 잃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