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절에서 하안거를 해제하는 날로서, 자자(自恣)라고 하여 석 달 수행 기간 동안 지은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 참회하는 날이다.
이 날엔 많은 스님이 한 곳에 모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불가에선 백 가지 음식을 장만해 스님께 공양한다. 이날엔 또 일 년에 한 번 지옥문이 열리는 날이므로 선대 조상들의 천도의식을 베풀어 드리기도 한다.
따라서 백중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가 깃든 날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백중은 공양을 올리고 방생하는 날이다. 안거를 마친 스님들께 각종 음식을 공양하고, 재를 베풀고 난 후 방생과 선행을 행한다.
둘째, 선망부모를 천도하는 날이다. 백 가지 음식을 올려 부처님께 공양한 뒤 우란분재를 베풀어 조상을 천도한다. 때문에 불가에서는 이 날을 효도의 날로 삼는다.
셋째는 힘든 노동에서 행방되는 날이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농사를 짓는 머슴들이 이날 하루만은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했다. 절에서도 이날만큼은 일손을 놓고 휴식을 즐겼다고 한다.
이처럼 우란분절은 우리 전래의 세시풍속인 백중과 효도하는 날인 우란분재일 만나 조화를 이룬 민속축제이자 불교 명절이다.
《불설우란분경》에 의하면 목련 존자가 육신통을 얻은 후 돌아간 부모님을 찾아보니 아버지 부상장자는 화락천궁이라는 천상에서 잘 지내고 있었지만, 어머니 청제부인은 지옥에서 고통 받고 있었다. 생전에 살생을 일삼고 삼보를 비방했기 때문이다. 이에 목련 존자는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부처님께 여쭈었고 부처님은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죽은 부모를 위해 7월 15일에 음식과 의복, 등불, 평상 등을 갖추어 시방의 대덕 스님들에게 공양하면 모든 선망부모들이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목련 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성을 다해 갖가지 음식과 과일 등을 마련해 여법하게 재를 올렸고, 이 공덕으로 청제부인은 물론 함께 지옥에 있던 뭇 대중들이 함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란분절은 목련 존자가 부처님 가르침대로 갖가지 음식과 과일로 스님들을 공양해 어머니와 지옥중생을 구제하였듯이, 살아 있는 이들이 육도를 윤회하는 선망부모와 뭇 중생들이 부처님의 진실한 법을 알고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는 불교 명절이라 할 수 있다.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불교 경전. 원전은 전하지 않고, 중국 서진(西晉) 시대에 월지국 출신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이 원래 명칭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목건련(目犍連)은 신통제일의 제자인데 어느날 목건련이 신통력을 가지고 천상천하를 살펴보니, 자기 어머니 청련(靑蓮)부인이 생전의 죄에 대한 업보로 아귀지옥에서 굶주림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를 본 목건련이 가슴이 아파 음식을 마련하여 가지고 가서 드렸으나, 음식은 어머니의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뜨거운 불길로 변해 버렸다. 이 광경을 본 목건련은 대성통곡하며 부처에게 달려가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자 부처님 이렇게 말하였다.
"네 어머니가 지은 죄는 너무 무거워 너 혼자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시방(十方)에 계시는 대덕(大德)들의 힘을 빌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안거(安居)를 끝내고 참회 의식을 갖는 자자일(自咨日), 즉 7월 15일에 좋은 음식과 5가지 과일, 향촉과 의복으로 공양하라. 그러면 이 스님들의 힘으로 살아 있는 부모는 물론 7대의 선망(先亡) 부모와 친척들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천상에서 장수를 누릴 것이다."
이로써 불가에서는 매년 안거가 끝나는 7월 15일에 우란분재를 드린다.
이 경전은 불교적 효도를 강조한 것으로, 고대 인도 농경사회에서 시작된 조상숭배의 전통을 불교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송나라 때 법천 삼장(法天 三藏)이 한역(漢譯)했다고 하나, 《우란분경(盂蘭盆經)》을 원본으로 대목건련의 효행에 다른 불제자의 효행을 더해서 만든 위경(爲經)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 경은 나복 목련의 지극한 효성을 실은 경전으로, 효를 강조하는 조선시대 불교의 특징인 지극한 효성을 반영시킨다는 점에서 널리 읽히고 수용되었다. 그리고 끝부분에 우란분재를 올리도록 한 내용은 《우란분경》의 내용과 같다.
이 경은 1536년(중종 31) 소요산 연기사(烟起寺)에서 간행된 목판본을 비롯하여, 1584년(선조 17) 승가산 흥복사(興福寺) 간행본과 1735년(영조 11)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간행본, 1862년(철종 13) 금강산 건봉사(乾鳳寺) 간행본 등 10여 종이 전하고 있으며, 언해한 ≪불설대목련경≫ 목판본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부모의 크고 깊은 은혜를 보답하도록 가르친 불교 경전.《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이 원이름이다.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준 은혜, 해산 때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쓴것을 삼키고 단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젖을 먹여 기르는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먼 길을 떠났을 때 걱정해 주시는 은혜,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감당하는 은혜,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의 10대 은혜(大恩惠))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이러한 서술은 생리학적 측면에서 보아 매우 과학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특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 밖에 《효경(孝經)》이 효(孝)를 강조한 데 비하여, 이 경전은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 널리 보급되었고, 나라마다 여러 가지 유통본을 남겼다. 한국에서는 조선 전기부터 삽화를 곁들인 판본이 많이 간행되었고, 중기 이후에는 언해본도 간행되었다. 현존 최고의 판본은 1381년(우왕 7)에 간행된 고려본이며, 삽화본 중에는 정조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뜻에서 김홍도(金弘道)로 하여금 삽화를 그리게 하여 개판한 용주사본(龍珠寺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