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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른 것 인정하면 행복해진다

박선영 지음 《미운 오리새끼들》

초등학생의 자식을 둔 엄마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사소한 일들을 그린 12편의 단편 모음집

행복하지 않은 우리의 아이들

2013년 5월 국제아동지표학회 소속 10개국 연구진이 세계 처음으로 국제어린이 행복종합지수를 발표했다. 평균 100점을 기준으로 산정한 국제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90.3점을 얻어 이번 조사 대상 8개국 중 7위에 그쳤다. 1인당 GDP가 한국의 5분의 1 수준인 알제리(6위·99.5점)보다 순위가 낮았다. 경제력이 한국의 40분의 1에 불과한 우간다(8위·80.9점)를 앞질러 최하위를 면했을 뿐이다.

한국 어린이는 괜찮은 옷, 개인 컴퓨터, 인터넷 접근권, 휴대전화의 4가지 품목 중 평균 3.83개를 가져 가난한 나라인 알제리의 2배, 우간다의 4배가 넘는다. 하지만 국내 어린이의 경제 여건 만족도는 8개국 중 7위에 그쳤다. 한국 어린이는 높은 경제 수준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빈곤하다고 느꼈다. 학교 만족도와 시간활용에 대한 만족도는 8개국 중 최하위였다. 가정과 대인관계 만족도 모두 8개국 중 7위에 그쳤다. 가족과 함께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자주 갖는가?’라는 세부 질문에서도 한국 어린이는 8개국 중 가장 낮았다. 어른이 어린이의 권리를 얼마나 지켜주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자기 건강에 대한 만족도 역시 떨어졌다. 오랜 내전으로 인한 기아 문제가 심각한 우간다보다 약간 높아 7위였다.

모두 다른 것을 인정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엄마는 출산 후에도 아이를 직접 돌보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맡기고 직장에 다니고 아이는 불안한 심리상태로 유아기를 지낸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남에게 뒤처지지 말라며 영어, 수학 학원에 피아노, 태권도, 미술학원도 다녀야 한다. 취미활동도 아이의 의사보다 부모의 정보와 결정이 앞선다. 로봇처럼 부모에 의해 조종되는 아이들, 그들이 사춘기가 되면 두 가지 유형을 보인다. 주체의식을 가지고 부모에 격렬하게 맞서거나 아니면 무기력해진다. 어른들에 의해 행복을 잃은 아이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일도 어른들이 시작해야 한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행복을 찾아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도서출판 참글세상은 어린이전문 출판사 ‘참글어린이’를 만들고 부처님과 부처님의 말씀을 교재로 삼아 현대의 어린이에 맞게 동화로 재해석하는 책으로 아이들의 행복을 도모할 계획을 세웠다. 부처님을 알면, 부처님의 말씀대로 살면 행복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도서출판 참글세상은 어린이전문 출판사 ‘참글어린이’를 세우고 어린이들의 인성을 키울 수 있는 책을 낼 계획이다. 『미운 오리새끼들』은 그 첫 책이다.

열두 편의 재밌는 동화와 아름다운 칼라 삽화

‘백 명이 모여도 같은 아이가 한 명도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겪어보진 않았지만 서로의 입장이 다 다르다는 것을 사건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갖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갈팡질팡한다. 그런 단편동화 뒤에 비슷한 사례의 부처님 주변 사람 일화가 짤막하게 곁들여져, 직접적인 해결은 보는 아이의 몫이지만 자그마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안데르센 작가의 동화 ‘미운오리새끼’처럼 백조인 자신을 못생긴 오리로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아직 잘 몰라서 그렇지 여러분도 알고 보면 모두가 멋진 사람입니다.”라고 작가는 격려한다.

주인공들은 4~5학년으로 생선가게를 하는 아빠의 비린내가 싫다고 진저리를 치는 사춘기 아이도 있고(아빠의 비린내), 상급생에게 빼앗긴 축구공을 찾으러 가면서 온갖 괴로움에 빠지는 개구쟁이도 있고(축구공 구출 대작전), 키가 작다고 비관하는 아이(키 작은 아이), 친구에게 쓸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아이(책 읽기 싫어!)도 있다. 아빠의 비랜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부처님이 손잡아 준 똥꾼 니다이의 일화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결국 혼자 축구공을 찾아온 아이에게는 자기 스스로 등불이 되라는 부처님의 유훈 ‘자등명 법등명’ 이야기를, 키가 작다는 피해의식으로 다른 이들에게 화를 내는 아이에게는 부처님에게 흙을 던졌다가 맞바람을 맞아 자기가 흙을 맞는 사람의 일화를 들려준다.

한 페이지 분량의 짧은 일화에서 아이들은 잠시 생각해보고 스스로의 처지와 입장에서 받아들여 생활에 응용하는 작은 힘을 기를 것이다. 아이들이 잠시 멈추고 천천히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바로 이 동화의 바람이다. 열두 편의 글과 열두 가지 일화, 그리고 열두 편의 선 고운 삽화가 곁들여져 아이들은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것이다. 곧 방학을 맞으면 사찰마다 어린이여름 불교학교를 하는데 사찰에서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 아이들이 동화를 읽으며 부처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글 쓴 아줌마의 신신당부
이 글을 쓸 때 아줌마의 작은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에서 5학년으로 올라갈 즈음이었어요. 중학생인 큰아이는 말이 별로 없이 우직하고 생각이 깊은 편이고, 작은아이는 운동 좋아하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고 생각한답니다. 둘의 성격이 워낙 다르다 보니 엄마인 내가 글쓰기 소재로 삼기에는 캐릭터가 다양해서 좋았지요. 간혹 아는 사람들이 두 아이 중 누가 더 예쁘냐, 누구의 성격이 더 좋으냐고 물어요.

그럴 때면 고민을 해 보지만 이런 면은 큰아이가, 저런 면은 작은아이가 더 나아서 딱 떨어지게 답을 할 수 없답니다. 여러분들도 그렇지요? 여러분에게 엄마와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대답하기 곤란하잖아요.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이 만약 백 명이라고 치면 그 가운데 성격이 똑같은 사람은 한명도 없어요. 그리고 그 가운데 누가 제일 훌륭하다고 순위를 매길 수도 없지요. 머리가 좋은 친구, 이해력이 뛰어난 친구,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 힘이 센 친구, 감성이 풍부한 친구,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친구, 피아노를 잘 치는 친구 등 각자의 잘하는 분야가 다르니까요. 나는 어린이들이 꼭 이 세 가지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첫째, 친구들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둘째,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지 말자.
셋째,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으니까 소중히 생각하자.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면, 우리는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질 수 있어요. 그러면 친구가 나를 조금 놀리거나 서운하게 해도 잘 넘길 수 있지요. 안데르센 작가의 동화 중에 ‘미운오리새끼’가 있지요. 진짜는 백조인데 자신을 못생긴 오리로 생각하잖아요. 아직 잘 몰라서 그렇지 여러분도 알고 보면 모두가 멋진 사람입니다. 나의 두 아이가,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이 자기의 본 모습을 발견하고 멋지게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은이 소개

박선영은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돼 등단했고 현재 월간 여성불교 편집장이다. 지은 책으로 《정말 멋져, 누가?(2007 올해의 불서10)》,《물도깨비의 눈물》,《석가모니는 왜 왕자의 자리를 버렸을까?》(공저, 2010 올해의 불서 우수상)가 있다.

참글어린이 / 124쪽 / 1만 원

2013-06-17 / 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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