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가야사터(남연군 묘)에서 마애삼존불에 이르는 8km의 아름다운 가야산 산길을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수덕사 스님들은 ‘백제의 미소 길’이라고 부른다.
2006년 충남도는 이 길을 폭 9m의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관통도로’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 수덕사 개심사 등의 사찰은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가야산연대)를 구성하고 관통도로 건설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가야산연대는 2007년 6월 가야산의 생태와 문화유산을 보존해 시민들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백제의 미소 길’을 조성할 것을 충남도에 제안했다. 그로부터 이 길은 ‘백제의 미소 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었다.
지난해 7월 '백제의 미소 길'을 걷는 스님들.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 등 250여 명이 동참했다.
가야산은 산림청이 추진하는 산림문화체험숲길 조성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가야산연대는 가야산이 생태환경과 종교문화, 역사유적 등 복합문화유산을 보유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해 세계복합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이름으로 계속 불릴지는 모른다. 충남도가 관통도로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중인 스님들이 이 길을 걷는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사람들이 편하게 걸으며 백제의 미소를 생각할 수 있는 숲길로 보존하자는 취지다. 수덕사 스님 200여 명과 가야산연대 회원 등 가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여한다.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20일 오전 9시30분 가야사터에서 간단한 의식을 봉행한 후 출발해 오후 1시쯤 보원사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은 “백제의 미소 길은 경사가 크지 않아 노약자도 걸을 수 있는 건강길이다. 생태, 문화, 역사체험의 길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현재 있는 상태의 숲길 그대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인공부대 시설을 설치하거나 포장하여 자연스런 숲길을 해치면 안 된다. 그래야만 이곳이 예산, 홍성, 당진, 서산 등 내포지역민들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의 쉼터가 될 수 있다”며 보존을 촉구했다.
수덕사는 특히 이번 행사와 함께 ‘백제 미소길’ 걷기 템플스테이(1박2일)를 30명에 한해서 무료로 실시한다. 문의; 수덕사 템플스테이 사무실, 041-337-0173.
<출처 : 불교포커스 6월 15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