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우리 조상들의 생생한 구어(口語)로 석가모니의 열반을 읽을 수 있게 됐다. 한평생 중세 국어 연구에 전념해 온 김영배(79) 동국대 명예교수가 최근 『석보상절 제23·24 연구』를 펴냈다.
이번에 출간된 『석보상절 제23·24 연구』는 김 교수가 지난 1972년 『석보상절 제23·24 주해』를 간행한 이후 축적된 국어학계의 새로운 성과를 반영한 것으로 석보상절 주해연구서의 이상적인 ‘모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석보상절』 제23·24권에 수록된 희귀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 현상에 대한 국어학적 해설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목마다 저경(底經)의 내용과 일일이 대비하고 있어 번역의 방법이나 태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첫 책에 비해 주석 내용을 대폭 고치고 해제와 연구논문을 수록했으며, 동국대 소장 원본의 원색 영인본을 덧붙임으로써 내용과 구성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거듭나게 됐다.
『석보상절』은 15세기 국어 구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자료로 총 24권 중 현재 10권만 전해지고 있다. 이중 제23·24권은 마지막 부분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 정황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어 석보상절 전편을 통틀어 내용상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일컬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