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고암 이응로(1905∼1989) 화백의 20주기 기념전이 생전에 머물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예산 수덕여관 자리인 수덕사 선 미술관에서 마련됐다.
덕숭총림 수덕사는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수덕사 선 미술관에서 ‘고암 이응로 화백 20주기 기념전-천불전(千佛展)’을 개최했다. <사진설명> 지난 20일 덕숭총림 수덕사 수덕 선 미술관에서 열린 고암 이응로 화백 회고전 개막식에 참석한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고암의 제자들에게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 화백이 생의 마지막 해에 썼던 휘호 ‘佛(불)’을 비롯해 그의 미망인이자 재불화가인 박인경 이응로미술관 명예관장과 제자 20여 명이 방한해 작품 50여 점을 함께 전시돼 관심을 모았다.
20일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수덕사 선 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 박인경 명예관장, 최승우 예산군수 등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옹산스님은 이 자리에서 “이응로 화백은 덕숭산 자락의 고택 수덕여관에 이끌려 16년간을 머물면서 예술활동은 물론 불사에도 시주하는 등 인연이 각별하다”면서 “미망인 박 여사의 예술에 대한 애정에 경의를 표하며 전시회를 통해 고암의 정신을 이은 제자들의 예술혼을 가슴에 담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인경 명예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랜 문화, 역사를 지닌 수덕사는 고암이 사시던 곳으로 지금도 이 자리에 함께 하는 듯하다”면서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암을 기억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진설명> 지난 20일 덕숭총림 수덕사 수덕 선 미술관에서 열린 고암 이응로 화백 회고전 개막식. 충남 홍성 출신인 이 화백은 일본에서 동양화와 서양화를 공부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청죽(靑竹)’으로 입선했다. 이 화백은 선배화가 나혜석을 만나 수덕여관과 인연을 맺고 이곳에서 1944년부터 1959년 프랑스로 가기 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63년 프랑스 살롱도톤전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유럽 화단에 알려졌고 1968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전에서 명예대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