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정예 멤버 정세훈 등 도신 스님과 의기 투합 찬불가 대중화 선언하며 5인조그룹 ‘색즉시공’ 결성
[사진]도신 스님과 색즉시공은 7월 25일 당진 정토사 연꽃축제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사찰에서 흘러나오는 찬불가가 만약 락(rock)이라면? 언뜻 듣기에도 상상이 안 될 만큼 파격적이다. 잔잔하면서 고운 음색의 찬불가에 이미 익숙해진 탓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불교 음악에 다양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찬불가는 국악의 연장선상에서 불교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까닭에, 수요층의 한계가 분명하다.
그마저도 젊은 불자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대표되는 이웃 종교의 가스펠송, CCM 등 찬양가가 일반인들에게까지 어필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노래하는 스님으로 유명한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도신 스님과 불자 음악인들이 찬불가의 대중화를 위해 뭉쳤다. 그룹명은 색즉시공, ‘색이 곧 공’이라는 경구에서 착안해 도신 스님이 직접 지었다. ‘우리는 하나’라는 뜻으로 만공 스님의 세계일화 정신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며,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 다가서고자 하는 포부가 녹아 든 이름이다.
이들이 찬불가의 대중화를 위해 새롭게 시도한 장르는 바로 락(rock)이다. 그렇지만 락에 너무 치우치지도, 기존의 형식을 아예 배제하지도 않는다. 여러 장르와 접목해, 보다 다양한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르로 변신한 찬불가를 통해 불교 음악에 흥미 잃은 불자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까지 공략하기 위함이다.
색즉시공의 구성원은 베이스 기타 정세훈, 리드기타 김지명, 드럼 김영석, 신디사이저를 맡고 있는 이후승과 박효진 등 5명. 특히 이 중 정세훈, 김지명 씨는 ‘골목길’로 유명한 신촌블루스의 정예 멤버들로,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찬불가를 락(rock)버전으로 편곡하는 주축이 될 예정이다. 찬불가의 이 같은 변신은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모험 아닌 모험인 만큼, 기대도 우려도 많다. 특히 승가에 속한 몸이자 그룹의 얼굴인 보컬로 나서는 도신 스님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무겁다.
“그릇이 변해도 내용물은 그대로인 것처럼, 찬불가의 형식만 변할 뿐 부처님을 향한 신심은 고스란히 녹아있어요. 단지 대중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변화의 시도지요.”
색즉시공은 음악과 불교를 매개로 모인 그룹인 만큼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선 음악회에는 적극 참여해, 음악 보시를 통한 자비실천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2010년 가을경에는 앨범 발매도 예정돼 있으며, 1월 셋째 주 토요일인 16일에는 도신 스님의 은사이자 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기리며 심장병 환자를 위한 기금마련 자선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041)664-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