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때 조성된 경주 첨성대가 천문관측용이 아니라 석가모니 부처님과 박혁거세 등 성스러운 조상의 탄생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정연식 서울여대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 당산동에서 열린 한국역사연구회 고대사분과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선덕여왕의 성조(聖祖)의 탄생, 첨성대’에서 정 교수는 첨성대의 기능과 외형에 관해 기존에 제기된 여러 학설들을 먼저 검토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학설로는 천문대설과 4계절과 24절기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세웠다는 규표설, 수미산설, 우물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정 교수는 실체에 가장 근접한 주장으로 우물설을 꼽았다. 우물은 풍요와 생명, 다산, 신성 등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여기에 성스러운 조상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는 나정이라는 우물에서, 그의 비 알영부인도 알영정에서 태어났고 두 사람은 이성(二聖)으로 추앙받은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물이 아래는 좁고 위는 넓은 형상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첨성대는 단순한 우물로 보기 어렵다. 정 교수는 “첨성대는 우물만이 아니라 석가모니의 어머니 마야부인의 몸이기도 하다”며 “불룩한 아랫부분은 마야부인의 엉덩이이고, 중간의 창구는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난 오른쪽 옆구리”라고 주장했다. 즉 박혁거세가 태어난 우물과 부처님을 낳은 마야부인을 동시에 표현한 것이 바로 첨성대라는 것.
그는 “신라 왕실이 여왕 취임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고 선덕여왕이 석가족의 후예인 성골임을 천명하고자, 여왕이 즉위한 633년에 첨성대를 축조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