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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심 감명해 梵魚 다시 오겠네” [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사진]선묵 혜자스님이 순례단 회원들에게 ‘108염주’를 나눠주고 있다.

순례단, 선종본찰 범어사 방문

순례 3주년 맞아 선행·봉사 다짐
장엄한 순례 행장… 신종플루 빗겨



부산의 진산 금정산, 그곳에 근세 한국불교의 선풍을 휘날린 선찰대본산 범어사가 자리하고 있다. 금정산은 백두대간에서 시작해 태백산에 이르러 곧장 남쪽으로 뻗은 낙동 정맥의 끝자락을 이루는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산 정상에 50여척 높이의 큰 바위가 있고 그 위에 우물이 있는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으며 물빛은 황금색이라 하여 금정산(金井山)이라 붙여졌고, 범천에서 금빛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이 우물에서 노닐었는데 그 물고기의 이름이 ‘범어’라고 전해진다.



9월 24일 이른 아침,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가르며 선종본찰 범어사 추녀 곳곳에 매달린 하늘물고기의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선묵 혜자스님과 전국각지에서 모인 5천여 명의 불자들이 범어사로 향했다.



신종인플루엔자로 전국의 수많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축소된 지금 37회차로 봉행된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시류에 무심할 정도로 그 행장이 한결 같았다.



순례기도회 행렬이 범어사에 들어서자 10여 그루의 낙랑장송들이 제일 먼저 반겼다. 승속을 가로 지르는 어산교를 건너면 어느새 길의 모양새가 뒤를 감추고 앞을 탁 틔워 펼쳐 보이는 공간 배치에 신비하기 이를 데 없다. 상승하며 일직으로 곧게 뻗은 경사로 저 멀리 일주문이 하늘처럼 서 있기 때문일까 북적이던 마음도 이내 숙연하고 공경심이 밀려든다.

석가모니불 정진으로 순례기도회의 참배가 시작됐다. 백제금동대향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가마와 만장기를 앞세운 채 무시무종의 끝없는 행렬은 일주문, 사천왕문, 불이문을 지나 대웅전 수미단에 이르러 참배의 행렬은 멈췄다.



오후1시경 범어사 각 전각과 마당은 사람이 산과 바다가 되는 장엄한 풍광이 펼쳐졌다. 곧 천수경으로 시작된 기도회는 대중의 화음이 만들어 낸 염불소리에 추녀 끝 하늘물고기들이 간간히 응답을 하곤 했다. 이어 장중한 선율에 맞춰 나를 찾는 백팔참회문, 석가모니불 정근, 축원, 발원문 낭독, 반야심경, 108산사 명호, 기도사찰 시낭송으로 기도회는 회향했다.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108산사순례를 다니는 불자들 한 분 한 분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해서 무엇보다 기쁘고 환영 한다”고 전한 후 “순례단은 부처님 사랑, 농촌사랑, 군 장병 사랑, 환경 사랑, 다문화가정 사랑 등을 실천하는 21세기 새로운 신행패턴을 정착시켰다”고 격려했다.



선묵 혜자스님은 답사를 통해 “108산사를 찾아 108불공을 올리며 108선행을 통해 108공덕 짓고 108배하며 108번뇌를 소멸하고 108염주를 만들어 가는 인연공덕을 쌓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불보살님의 가호가 늘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며 “이번 달은 108산사순례가 3주년을 맞는 달인 만큼 그 동안 다져온 신심을 바탕으로 성지순례 기도에 동참해 108선행을 더욱 승화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108산사순례에 동참한 편장숙(51·포항 이법동) 불자는 “수많은 대중들이 함께 기도하고 장엄한 법회의 광경에 신심과 환희심 생긴다”며 “현실 여건상 매번 참여하진 못하지만 마음은 항상 참석하고자 원을 세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리를 함께 한 박주영(60·서울 정릉)불자도 “부처님을 따르는 불자로서 조금이라도 부처님을 닮고 부처님처럼 살아가고자 하는 발원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법회를 통해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순례를 가는 지역사회에 선행의 씨앗을 심는 법회프로그램에 크게 감동받았다”며 108순례 동참을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108순례단은 이번 순례에도 어김없이 군 장병들을 위한 초코파이 전달식을 열었다. 순례단 회원들의 정성으로 모은 127만 개 초코파이는 53사단 호국 지은사에 전달됐다.



효행상 및 다문화 가정 인연맺기도 계속됐다. 효행상은 평소 노환인 어머니 수발을 지극정성으로 수발해온 금정구청 이인희씨가 수상했다. 다문화 가정 108인연 맺기를 통해 유정희씨와 브이트니안(베트남,장안읍 거주), 이예숙씨와 박향란(중국,기장 장안읍 거주), 강옥자씨와 페기메다(필리핀, 장안읍 거주)가 가족의 인연을 맺었다.



마르지 않는 황금 물빛 안을 노닐던 범어는 어디 있을까? 아마, 이날 법회에 참가한 108산사 순례단 회원들의 마음 속에 있지 않을까? 불도(佛都) 부산 범어사 순례를 회향하고 집으로 향하는 회원들의 발걸음이 아름답다.


<출처 : 불교신문 09월 26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9-09-28 /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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