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송광사에서 다비…길상사·송광사에 분향소 마련
수필집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法頂) 스님이 3월 11일 오후 1시 52분 송광사 서울분원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79세, 법랍 56세.
스님은 지난해 재발한 지병으로 인해 그동안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병세가 악화돼 이날 오전 길상사로 모셨었다.
스님의 법구는 12일 출가본사인 송광사로 운구되며, 13일 송광사에서 다비된다. 송광사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도 따로 마련하지 말며, 평소 승복 입은 상태로 다비하고, 사리를 찾지도, 탑을 세우지도 말라.”는 스님의 유언에 따라 일체의 장례의식을 거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스님을 기리려는 불자와 국민들을 위해 분향소를 길상사와 송광사, 불일암에 각각 마련했다.
스님은 1932년 10월 8일 전남 해남군에서 출생해, 근대 고승 중 한 분인 효봉 스님을 은사로 1954년 출가했으며, 자운 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하고, 해인사에서 대교과를 수료했다.
1975년부터 송광사 불일암에 주석하던 스님은 1992년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겨 홀로 지내왔다. 1994년 맑고향기롭게를 창립한 스님은 1997년 김길상화 보살로부터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무주상보시 받아 길상사를 창건했으며, 매월 정기법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법음을 전해왔다. 그러나 스님은 지난해 4월 정기법회에 참석한 이후 병세 악화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스님은 《무소유》, 《영혼의 모음》, 《텅빈 충만》, 《오두막 편지》 등 산문집과 맑고향기롭게운동을 통해 대중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송광사는 입적 전날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는 말씀을 남겼다.”며 “그동안 풀어 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 가지 않겠다고 하시고 스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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