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 맥 잇고 화합·소통의 장 마련”
영동 영국사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당산제가 복원됐다.
영동 영국사(주지 청원 스님)는 4월 4일 오전 10시 경내 은행나무 앞에서 ‘제1회 은행나무 당산제’를 봉행했다.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한 은행목 당산제’ 신위를 대웅전에서 모셔오는 의식으로 시작된 이날 당산제는 영동군민의 무병장수와 주민 화합을 기원하는 은행목에 막걸리 주기, 축문 낭독, 청원 스님의 축원문, 각자 소원을 적어 태우는 소지 태우기, 덕운 스님과 법혜 스님의 바라춤, 지혜 스님의 살풀이 춤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점심 공양 후에는 군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마을 대항 윷놀이가 벌어져 화합과 소통의 축제 한마당이 벌어졌다.
청원 스님은 인사말에서 “사라져가는 의식을 복원해 재연함으로써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당산제를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사 은행나무 당산제는 1,000여 년 동안 영국사와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은행나무에 제를 올리며 기원을 드리는 행사로, 지난 수백 년간 매년 정월에 마을 잔치로 봉행돼 오다 20여 년 전부터 그 명맥이 끊겼다.
산 아래 마을에 사는 한 마을 주민은 “다시 당산제를 지내게 돼 앞으로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다.”며 당산제 복원을 반겼다.
이날 당산제에는 황룡사 종림 스님, 장인학 영동군 불교신도연합회 회장, 정구복 영동군수, 이용희 국회의원 등 불자와 군민 300여 명이 동참했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나이가 1,000살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31.4m, 가슴높이 둘레 11.54m의 거목으로, 영국사에서 약 200m 쯤 떨어진 곳에 있다.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있는데, 서쪽으로 뻗은 가지 가운데 하나가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독립된 나무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마을 수호신으로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아 문화적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보존가치도 높아 천연기념물 223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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