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봉축사
봉축사
꽃은 잎이 되고 그 잎은 다시 꽃이 되는 5월입니다.
낮에는 신록이 산하(山河)를 장엄(莊嚴)하고, 밤에는 연등이 천지를 밝히니 천등만화(千燈萬花)가 부처님오신날을 환희로움으로 경하(慶賀)합니다.
구름이 겹으로 가려도 태양은 반드시 출현하듯이 어둠 속에서도 지혜구슬은 빛나기 마련입니다.
흙탕물의 진흙 속에서 부용(芙蓉)이 피어나듯 심전(心田)의 메마름 속에서도 자비의 감로(甘露)는 세상의 논밭까지 적셔줍니다.
다름의 천태만상 속에서 같음의 공유면을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하고 백가쟁명 속에서도 원융화쟁의 도리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기심과 탐욕의 불길 속에서도 연꽃씨앗은 발아할 인연을 기다리고 있으며 대화와 타협은 공생(共生)을 위한 또 다른 지혜입니다. 사통팔달 소통으로 막힌 곳이 없으니 남녀노소와 내외좌우(內外左右)가 언제나 화합의 광장에서 춤을 춥니다.
나눔의 강물이 사해(四海)로 흐르고 흘러 소외된 이웃이 없으니 동포와 다문화 가정이 모두 일가(一家)를 이룹니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공주(共住)를 위하여 등불을 대강(大江)에 걸고 국민을 받들 줄 아는 공복(公僕)을 향한 등불을 밝히며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하여 삼소(三笑)등불의 심지를 돋우어 재삼 점등합니다.
천안함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유가족의 청안을 기원드리며 더불어 걱정해 주시고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 주신 모든 국민들은 이 공덕으로 원하는 바 모든 일을 뜻대로 이루시길 지심축원드립니다.
사부대중은 스스로를 등불삼고 부처님 가르침을 등불삼아 여일(如一)한 정진과 자비로운 보살행을 통하여 사바세계를 정토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날입니다.
2554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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