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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일아 스님 지음 ‘우리 모두는 인연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부모 자식, 부부, 친구, 동료, 이웃 등 우리는 수많은 인연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이런 인연들이 좋은 인연이 되면 편안하고 행복하지만, 나쁜 인연이 되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그래서 어떤 인연을 맺고 사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일아 스님은 이 책에서 이 세상 모든 것들 중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수많은 인연 이야기를 통해 진솔하게 들려준다. 종교적 성향을 심어 주신 성자 예수님과 부처님, 수도 생활의 깊은 의미를 일깨워 준 수녀원과 수련장님, 불교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신 법정 스님, 큰 스승 인홍 스님, 은사이신 법희 스님, 그리고 자신의 영원한 모델이신 부모님 등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맺은 인연이 매 순간 자신의 삶에 큰 의미가 되었음을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개한다. 나아가 산?강?바다?식물?동물 따위의 자연에서도, 보석같이 빛나는 성현의 말씀에서도 크고 작은 인연을 발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는 어떤 존재와도 우연히 또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의 원인과 조건이 되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것에 지극한 관심을 갖고 치열하게 사랑하고,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다.

스님은 이 책에 담긴 글 곳곳에서 이와 같은 인과 관계의 진리를 강조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인 만큼 잠깐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한다.

행복은 가장 가까운 곳, 내 마음에 있다

무엇이 잘사는 인생인가? 사람들은 누구나 잘살고 싶은 소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마음으로는 잘살기를 원하지만 인간의 탐심이 자신을 무가치한 것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삶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일아 스님은 오랜 세월을 언어와 문자가 다른 미국의 작은 한국 사회 속에서 살았다. 그동안 20년 넘게 홀로 남겨진 아기 코끼리를 돌보는 코끼리 고아원 원장의 이야기를 들었고, 거리를 청소하는 80이 넘은 백인 할머니를 만났으며, 그랜드 캐니언을 관리하는 인디언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또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로운 바람에게도, 산언덕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들꽃에게도, 상대의 특성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 조화를 꾀할 줄 아는 물에게도 말을 걸어 보았다. 그러고는 그 속에서 따뜻한 인간애도 발견하고, 삶의 지혜도 배웠으며, 더불어 사는 기쁨도 맛보았다.

아마도 이는 사람뿐 아니라 자연의 여러 모습까지도 스승으로 삼고 싶어 하는, 스님의 현명한 눈과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삶은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고 심각할 것도 없으며, 그렇게 기뻐할 것도, 그렇게 슬퍼할 것도, 그렇게 분노할 것도, 그렇게 절망할 것도 없다고 스님은 이야기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일’ 아니냐는 것이다.

세상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실천하는 삶을 통해 그 의미를 전해 주는 이 책에 담긴 글들을 통해 참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행복은 가장 가까운 곳,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내 마음에 있다.

가치 있는 삶을 향한 끝없는 열정이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라는 목표를 세워 놓고, 그것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간다. 그런데 성공을 하려면 강한 신념, 인내심,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실천하는 행동력, 집착 없는 마음 자세 등 갖추어야 할 요건들이 꽤 많다. 그런데 스님은 이 가운데서도 특히 ‘신념’이 마력과도 같은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젊은 날 스님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었다는, 노만 빈센트 필의 “마음의 습관을 불신에서 신뢰로 바꾸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 둔 탓이다. 이후 스님은 지금까지 신념을 바탕으로 늘 자기 삶의 중심에 서 있었다.

교사 생활을 정리하고 수녀원에 들어간 것도, 수녀원을 나와 석남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한 것도, 승가대학을 졸업한 뒤 미얀마와 태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치열하게 불교 공부에 매진한 것도 오롯이 스님의 의지였다. 이런 스님의 의지와 신념은 자신과 다른 남이 지닌 다양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통해 종교간 이해와 화합을 도모하자는 제안에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는 일련의 노력에서 그 빛을 발한다.

항상 새롭고 신선한 생각을 품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과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풀어 나갈 수 있다. 또 그런 사람은 오랜 관습의 틀에 묶여 있지 않는다. 새것이 나와 남의 삶에 행복을 준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안다. 또 잘못된 관습은 과감하게 시정하는 지혜와 용단이 있다. 탁상공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앞선 사람이다.

<민족사 펴냄, A5판, 356쪽, 1만 2000원 >

출처 ; 민족사 홈페이지 ‘신간 안내’

2010-06-07 / 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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