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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정도 실천이 바르게 잘사는 지름길”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암도 스님 / 전 조계종 교육원장

지금 세상이 게이트 사건으로 시끄럽고 세계가 야단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마음을 잘 다스려서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바르게 살 수 있느냐. 바르게 잘 사는 길을 부처님 말씀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잘 살아가는 방법을 설명한 것은 팔정도입니다.

팔정도 중에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정견(正見)입니다. 정견이라고 하는 것은 견해가 밝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견이라고 하는 것은 견지(見地) 또는 입지라고도 합니다. 입지라는 말을 입장이라고도 해요. 이 입장에 따라서 개개인이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다리를 만진 사람은 코끼리가 기둥 같다고 하고, 배를 만진 사람은 암반 같다고 합니다. 또 콧구멍을 만진 사람은 굴뚝같다고 하고, 귀를 만진 사람은 코끼리가 꼭 부채 같다고 말합니다.’

요샛말로 가치관의 혼란이라는 것은 견해가 잘못돼서 그렇습니다. 윤리 도덕은 무너지고 돈만 생기면 뭐든지 해버립니다. 그것이 가치관의 혼란입니다. 이는 경제에 대한 잘못된 견해로 인한 것입니다. 경제는 생활수단이지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 생활에 있어서의 방법은 의식주를 말합니다. 옷 입고 밥 먹고 잠자는 이 의식주가 방법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수단입니다. 그것을 경제적 수단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경제의 가치관을 최우선으로 하니까 윤리·도덕·인정이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지금 이것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것만 보더라도 정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수단을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있어요. 사람이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수단에 빠져서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없어져 버렸어요. 우리는 흔히 ‘인생’을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인생살이 그 방법을 인생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옛날에 인도를 통일한 어느 왕이 학자들에게 인생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여러 신하들 중에 어떤 사람은 수레에 책을 가득 싣고 오고, 어떤 사람은 책 10권을, 또 어떤 사람은 책 한 권을 가지고 와서 이 책 속에 인생살이 있다고 했습니다. 대왕이 이를 보고 웃으면서 “내가 지금 늙어서 눈도 안 떠지는데 무슨 놈의 책이 그렇게 많느냐. 도대체 너희들이 생각이 있느냐 없느냐. 간단히 말로 해라.” 그러자 어떤 신하 하나가 “인생은 생로병사요, 태어나면 늙고 늙으면 자연히 병들어서 죽습니다. 생로병사 그것이 인생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대왕은 그제서야 “그래 네 말이 맞다. 나도 곧 죽게 생겼다.”고 하면서 인정을 했다는 것입니다.

생활은 참으로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니까요. 인생이 따로 있고 생활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절대로 편견을 가지거나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안 맞으면 차 버리거나 나쁜 것을 좋아하면 안 됩니다. 전체적으로도 보고, 부분적으로도 보고, 속으로도 보고, 이렇게 전부 볼 줄 아는 타당성 있는 가장 바른 견해를 가져야 수행생활도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정사(正思) 혹은 정사유(正思惟)입니다. 정사라는 말은 생각이 바른 것을 말합니다. 이 정사가 사실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생각에 따라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모든 업은 생각으로 모이게 되어 있어서 생각이 바르지 못하면 나쁜 짓을 하고, 생각이 바르면 바르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생활하면 전생의 업에 의해서 할 짓, 안할 짓 다 하다가 법망에 걸려서 죽을 곤욕을 당하게 되는 겁니다.

생각에는 과거 생각·현재 생각·미래 생각이 있어요. 과거 생각은 추억이라고 해서 추억 억(憶)자를 쓰고, 현재 생각은 사고라 해서 생각 사(思)자를 쓰고, 미래 생각은 상상이라 해서 미래 상(想)자를 씁니다. 그리고 또 과거 현재 미래를 다 통하는 생각은 생각 념(念)자를 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잘 해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할 때 생각을 잘해서 생각을 놓치지 않고 계속 따라 가면서 말하고 행동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생각하고 말까지는 잘하는데 행동이 틀려져 버려요. 그럼 인격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고방식이 참 중요한 겁니다.

다음은 정어(正語)입니다. 정어의 의미는 항상 올바른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이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것입니다. 사회에서는 말을 한 번 해놓으면 지켜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말을 언어라고 하는데, 사회에서 시민의 말을 대변해주는 것이 언론입니다. 언론은 대개 신문이나 TV가 대표하는데 그것들이 잘못되면 나라가 시끄러워집니다. 언론이 어느 정당을 위해서 쓰인다든지 또 어느 정당을 나쁘게 말한다든지 또 자기 신문사만 위해서 한다든지 하면 이 사회가 흔들립니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럼없이 책임 없는 말을 해버립니다. 이렇게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을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또 복을 짓는 것도, 화를 가져오는 것도 말로 인한 것입니다. 우리가 무책임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항상 말을 조심해야 됩니다.

정업(正業)은 행동을 바르게 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신(身)·구(口)·의(意) 삼업 중에 업은 행동입니다. 우리가 위대한 업적을 남기려고 한다면 매사에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말이 좋고 생각이 좋아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어요. 잘못된 행동을 잡는 방법이 전부 계율에 다 들어 있어요. 살생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등 하지 말라는 대로 하면 나쁜 업이 생길 수가 없어요.

우리가 바르게 생활을 이어가는 수단과 자기 분수에 맞도록 처세를 잘하는 것을 정명(正命)이라고 합니다. 정명을 말 그대로 풀어보면 바르게 생명을 보존하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명이란 말은 생활을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 중생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고 않고 살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 생활을 바르게 해야 되고 자기 분수에 맞게 생활해 나가야 합니다.

다음은 바른 신념인 정념(正念)입니다.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잘살려고 한다면 바른 신념을 가져야 됩니다. 신념이 없는 사람은 힘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투철하고 올바른 신념이 있어야 됩니다.

다음은 정정진(正精進)입니다. 잘 것 다 자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나 노력한 사람들의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 정진을 열심히 하면 지혜도 나오고 다 나옵니다. 절대 게을리 행동하지 마세요. 부지런히 하면 실수를 해도 고칠 수 있지만 게으르면 고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정(正定)입니다. 이것은 바른 선정을 통해 정신통일 하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다 보면 선정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생각을 가다듬어서 본심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출처 ; 만불신문 54호(2002년 4월 1일자)

2010-07-08 / 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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