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연대 등 단체 “공직 사퇴하고 사과하라”
영담 스님 “위원장 자격 참석” 사퇴 거부
문수스님소신공양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담 스님이 7월 8일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인도지원위원회의 4대강 사업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영담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 인사말에서 “4대강 사업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여론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뜻에서 종교인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장 영담 스님 명의로 발표된 호소문은 “4대강 사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환경을 잘 보호할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성타 스님도 참여해 호소문을 낭독했다.
영담 스님과 성타 스님의 기자회견 참석 사실이 알려지자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 등 불교 단체들은 두 스님의 사과와 공직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는 8일 성명을 발표해 “영담 스님의 기자회견은 문수스님소신공양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문수 스님의 숭고한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총무부장을 비롯한 종단 주요 소임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회도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연기론과 생명관이 부정됐고, 조계종과 총무원 집행부, 승가의 위상이 실추됐다.”며 공직사퇴와 참회를 요구했다.
청정승가를위한대중결사도 13일 성명을 발표해 “종단 지도자에게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생명의 행복을 위해 중생 속에 뛰어들어 그들과 고통을 나누어야 하는 엄중한 의무가 있다.”며 “자신에게 부여된 공적 의미를 망각하고 종도들과 종단의 명예를 실추한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참회하라.”고 요구했다.
공직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영담 스님은 13일 열린 문수스님소신공양추모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고 공직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영담 스님은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의 성명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문건에서 “호소문은 위원회의 공식 입장이며, 개인 의견을 나타내거나 종단 입장을 대변한 것이 아니다. 위원장으로서 기자회견에서 대표로 인사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호소문 내용에 대해서도 “정부안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정부에게 대국민 설득과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영담 스님은 “시시비비를 떠나 다툼의 빌미가 된 것은 추모위원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고 지적한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사실을 왜곡해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질책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공직 사퇴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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