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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 법문] “내 마음 깨쳐서 성불하는 것이 진리”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혜정 스님(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아, 너희들도 나와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너희도 나와 같이 마음을 깨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으시고 성도를 하시면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세계적인 이변이 일어난 것처럼 놀랐습니다.

불교는 다른 모든 종교가 신의 존재를 전제하고 중심으로 삼는 것과는 달리 신을 철저히 부정하는 무신론적인 종교입니다. 인간을 중시하는 종교입니다. 육신은 진짜 내가 아닙니다. 육신은 죽고 나면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육신을 끌고 다니며 지탱하고 있는 것, 그래서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그것을 마음이라고 합니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있다 없다’는 개념 자체를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마음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마음은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찾는다면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런 마음을 찾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2500년 전의 석가모니 부처님이십니다.

부처님은 그 마음을 찾는 데 6년이 걸렸습니다. 설산에서 피골이 상접하도록 고행을 하시고 찾으셨습니다. 찾으신 순간 부처님이 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마음을 깨쳐서 성불하는 것이 바로 진리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계를 받고 진정한 마음을 찾아서 깨우친다면 인류의 최고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일체 본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바로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자유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와 똑같이 되도록 열심히 수행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법, 스님, 계율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계를 받고 불자가 되는 것은 부처님을 믿고 나도 부처님과 같이 수행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청정한 몸과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종교는 인간이 전제가 되고 인간을 바르고 행복하게 살게 하는 수단입니다. 수단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인간이 가장 중심에 있습니다. 모든 종교는 인간에 관련되었다는 사실에서 그 본질이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부처님과 같이 넓게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다른 종교도 종교로 인정해야 하고 다른 종교인들도 존경을 해야 합니다. 나의 종교만 옳고 남의 종교가 나쁘다는 식으로 얘기한다면 그 사람은 부처님의 진정한 제자가 아닌 것입니다.

불교의 특징 중 하나는 2500년 간 내려오면서 순교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싸워서 죽이면서 불교를 포교한 역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평화를 상징하는 종교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불교는 그 본질을 그대로 이어왔습니다. 앞으로 이 세계 지구상의 인류문화가 인간이 중심이 되어 발전한다면 불교가 영원히 앞서갈 것입니다. 인간에 관한 모든 문제는 불교가 해결하고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될 위치에 있습니다. 다른 사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는 우선 일심에 달려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계를 받은 불자라면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신나게 살아야 합니다. 멋있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의 확신이 당당하게 살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놀 때는 신나게 놀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이만여 가지 이상의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그 많은 직업 중에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은 천직인 것입니다. 이것은 누가 바꿔 달라고 해서 바꿔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귀천이 없습니다. 자기의 일에 긍지를 갖는 것은 바로 신나게 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21세기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변화 속에서 바쁠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염불하고 참선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재미없게 사는 사람은 그 만큼 멋이 없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외면적으로 꾸미면서 밝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합니다. 여자들은 화장을 하면 정말 예쁩니다. 그런 외면적인 멋만큼 내면적인 멋도 내야 합니다. 늘 멋이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요즘은 버스에서 모르는 사람이 발을 밟으면 벌컥 화를 냅니다. 만약에 밟힌 사람이 반대로 밟은 사람에게 “누구든 그럴 수 있지요. 발등에 구멍도 안 났는데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여유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멋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발을 밟은 사람은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것입니다. 그 사람이 어디를 가냐고 다시 물으면 “조계사를 갑니다. 불교를 믿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그런 사소한 행동도 불교의 가르침을 행하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는 일이 됩니다.

남을 이해하는 마음, 너그러운 마음이 중요합니다. 남의 고통을 위로해주고 나눌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남편을 부처님으로 모시고 아내를 관세음보살로 모시고 아들, 딸들을 나한님으로 모시는 마음으로 산다면 그것이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앞에서 뿐 아니라 항상 깔끔하고 단정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합니다. 인류역사상 당당하고 신나게 살다가 돌아가신 분은 부처님이십니다. 가장 멋있게 사셨던 분이 바로 부처님이신 것입니다.

* 출처 ; 만불신문 45호(2001년 11월 1일자)

2011-02-22 / 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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