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불사 홈 > 소식 > 국내 교계소식
   ‘사론현의’ 백제 혜균 저술 못 박는다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금강대 불문硏, 28일 국제세미나 개최
이토 교수 등 한반도 저술 증거 제시
각종 ‘사론현의’ 사본성격도 각각 규명
기사등록일 [2009년 02월 23일 19:32 월요일]

지난 2006년 10월말 최연식 목포대 교수가 한국 최고(最古)의 문헌은 백제 혜균 스님의 저술인 『대승사론현의기(大乘四論玄義記)』라고 주장해 큰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대승사론현의기』가 한반도에서 저술됐음을 못 박는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소장 안성두)는 2월 2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금강대 본관 5층 사이버강의실에서 ‘『대승사론현의기』와 그 주변’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금강대가 오는 3월 교감본 『대승사론현의기』의 출간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대승사론현의기』와 관련해 그동안 중국찬술, 백제찬술에 관한 갑론을박의 논쟁에 대해 무게 중심을 완전히 한반도로 옮기는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대승사론현의기』 연구의 세계적인 권인자인 이토 타카토시 고마자와대 교수는 ‘『대승사론현의기』에 관한 제문제’란 논문을 통해 이 저술이 중국 찬술일 수 없음을 밝힌다. 특히 권말의 ‘흥륜사 학문승 법안이 대황제 및 내전을 위해 이 사론현의를 봉헌함’이라는 구절에서 찾고 있으며, 흥륜사가 신라사찰인 까닭에 신라에서 찬술됐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와 함께 이토 교수는 『미륵경유의』와 『대품유의』 역시 혜균의 저술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또 『대승사론현의기』에 대한 저자 규명으로 백제불교의 지평을 크게 넓혔다고 평가 받는 최연식 교수는 교토대, 류코쿠대, 초장중가의(初章中假義) 등 『대승사론현의기』 여러 사본에 대한 꼼꼼한 교감 작업을 통해 필사 과정에서 잘못 쓰인 글자들과 속장경에 잘못 판독된 글자들에 대한 확인 결과를 공개하며, 오사(誤寫), 오독(誤讀)된 글자들의 소개를 통해 현재 전해지는 사본들의 성격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그리고 ‘팔불의(八不義)’ 사본과 『대승현론(大乘玄論)』‘팔불의’의 내용상 차이점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최연식 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했고 현재 『대승사론현의기』를 영역하고 있는 요르그 플라센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는 이날 『대승사론현의기』와 길장의 저술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길장이 사용하는 난해한 논법 상당수가 길장과 혜균의 스승인 법랑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조목조목 밝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천태법화사상 전문가인 간노 히로시 소카대 국제불교학고등연구소장은 『대승사론현의기』 저자 자신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저술에서 표현되는 어구를 중심으로 집중 분석한다. 간노 소장은 이를 통해 ‘사론’이 기존의 삼론과 『대지도론』을 지칭하는 용어임이 확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승사론현의기』에서는 지론섭론비담성실을 지칭하는 어구로 자주 쓰이고 있음을 밝힌다. 또 ‘대승’ ‘일가’ 등 개념을 통해 『대승사론현의기』의 비판 대상이 ‘실체론’을 주장하는 부류임이 명확함을 강조한다.

고마자와대 길장 연구자인 오쿠노 미츠요시 교수는 길장의 만년저작으로 알려진 『대승현론』에 새로운 분석을 가한다. 『대승현론』은 특히 길장과 동문인 혜균의 저작과 중복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이 저술이 길장이 저술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대승현론』 「일승의」를 통해 『대승현론』의 특징과 문제점을 동시에 밝힐 예정이다.

석길암 금강대 HK연구교수는 『대승사론현의기』와 『대승현론』의 ‘불성(佛性)’에 대한 논의가 5~6세기에 걸친 중국불교사상가 도생(道生, ?~434)에게서 비롯된 ‘불성은 응당 결과를 맺는다(佛性當有)’ ‘일천제도 성불할 수 있다(一闡提成佛)’ 등 불성사상을 기저로 전개된 것이며, 인식론적 사유에 기초한 인도불교를 실체론적인 사유로 변화시킨 주된 원인이 불성사상에 있음을 규명한다. 석 교수는 또 지론학파와 섭론학파의 심식설이 불성설과 결부해 어떤 오해를 낳게 되었는지, 진제의 섭론사상이 왜 제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었는지 등을 『대승사론현의기』와 『대승현론』에 나타난 지론학파 및 섭론학파에 대한 인식과 그 실제와의 차이점을 통해 추적한다.

안성두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대승사론현의기』가 한국 최고(最古)의 비판철학적 저술임을 확고히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학술세미나는 백제불교 연구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041)731-3611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 2월 23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9-02-26 / 846
  
 
中國 日本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