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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과 삶은 둘이 아닌 하나” [학술/문화재] 글자크게글자작게

 

“수행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 뗄 수 없는 없는 관계입니다. 절에가서 기도하고 절을 해야만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소소한 일상속에서 수행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불교는 깨달음 지상주의에만 빠져 있습니다”

3월 18일 만해NGO교육센터 대교육장에서 ‘21세기 재가불자의 수행과 삶’이라는 주제로 참여불교재가연대(상임대표 김동건)가 마련한 좌담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마성스님(팔리문헌연구소장)은 수행을 논하는데 있어 수행과 생활은 둘이 아님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위한 수행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기 부처님은 재가자들에게 특별히 수행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보통사람을 만나면 ‘지계생천(施戒生天)을 말씀하셨습니다. 지는 베푸는 삶을, 계는 절제적인 생활, 생천은 하늘이 태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의 행복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재가자는 나눔과 절제의 삶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라고 부처님께서는 설하셨고, 생활과 수행을 별도로 보지 않으셨습니다. 삶이 곧 수행이니 팔정도(八正道) 삶에 의거 바른 삶을 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한국 불교는 지나치게 수행을 강조합니다. 수행은 기본적인 생활에서 출발합니다. 정돈되고 도덕적인 삶을 살고, 맡은 바 역할을 다하는 삶이 진정한 수행입니다. 생활과 수행은 둘이 아니기에 지나치게 세부적인 수행론을 재가자가 논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신규탁 교수(연세대 철학과)는 인간 본질에 대한 자각을 통해 수행의 본질을 설명했다.

“인간은 본질적, 이성적, 도덕적으로 완벽한 존재입니다. 누구나 이런 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다만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각종 업으로 인해 우리들의 본래성이 오염됩니다. 수행이란 인간 본질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 첫 번째라 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덕적인 면으로나 가치적으로 보더라도 완벽하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진여(眞如)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진여가 우리 삶 속에서 오염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오염을 씻어내는 것이 수행입니다.”

이어 자연스레 올바른 수행문화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박희택 원장(불교아카데미)은 보리심(菩提心)과 대비심(大悲心)을 통해 진정한 수행문화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불교는 수행한다 할때 보리심을 강조합니다. 보리심이란 깨닫고자 하는 마음 또는 깨달은 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불교계는 수행관련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궁극적으로 ‘왜 깨닫고 싶어하는지?’ ‘깨닫는 마음이 무엇인가?’인지 성찰해야합니다. 현재 한국불교는 보리심을 깨닫고 하는 마음으로 대비심을 일체중생을 위한 마음으로 둘로 나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는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중생구제라는 실천과 연관 짓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참 수행문화는 중생으로 인해 대비심을 익히고 대비심으로 인해 보리심을 내고 보리심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수행문화를 깨달음의 과정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참여불교라는 것을 깨달음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그저 사회적 실천이라 치부하고 수행과 관계없는 듯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김재영 지도법사(우리는 선우)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별개의 개념이 아닌 한 흐름으로 인식하며 수행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부처님께서는 ‘12처인 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無眼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을 일체로 보시며 따로 있는 것이 아닌 하나라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은 대립된 개념이 아닙니다. 또한 사회적 실천과 깨달음은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 문장은 올바르지 않기에 폐기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안으로 밖으로 안팎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안으로는 수행을 통한 내적 성장을 이루고 밖으로는 중생들의 어려움을 보살피고 안팎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올바른 수행문화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향기로워지고 진전이 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참석자들은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 △미래불교의 나아갈 방향 △기복신앙과 불교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 토론을 벌였다.

<출처 : 주간불교 3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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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4 /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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