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계에도 이젠 완연한 봄이다. 긴 겨울을 보낸 학술단체들이 새 봄을 맞아 학술대회 일정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제도 교리, 역사, 인물, 문화재, 응용불교 등 다양하다. 한국불교학회, 불교학연구회, 한국선학회 등이 최근 춘계학술대회 일정을 확정한 것을 비롯해 20여 개 단체에서 올 상반기에 크고 작은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중 중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이 개교 30주년을 맞아 4월 15일 중앙승가대 본관4층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학술세미나도 눈여겨 볼만하다. ‘불타관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날 학술세미나는 김형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붓다론’을 비롯해 초기불교(정덕 스님), 화엄(본각 스님), 밀교(허일범), 불교미술사(이주형)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불타관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5월 28일과 30일에 개최하는 세미나도 ‘특별’하다. ‘불교와 의학의 만남’이란 주제도 그렇지만 2회에 걸쳐 연다는 점도 흔한 학술대회 풍경은 아니다. 먼저 28일에는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에서 제1부 ‘뇌와 마음’을, 30일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2부 ‘마음의 치유와 소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연다. 불교학자는 물론 심리학자, 한의사, 정신과의사, 물리학자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부산 경남권 학자들이 주축이 돼 이끌고 있는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가 5월 30일 부산대 성학관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재가불교운동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열리는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인도재가불교운동의 기원과 역사적 전개를 비롯해 한국재가불교운동의 역사와 현황, 실태와 과제, 실천과 전망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다. 보조사상연구원도 4월 18일 ‘탄트라불교의 의례와 수행’이란 주제로 제85차 정기월례학술대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5월 23일에는 연세대에서 ‘화엄사상과 동아시아 불교’를, 6월 20일에는 동국대에서 ‘송광사와 조선시대 불교’를 주제로 각각 연다.
이번 봄에는 사찰에서 주관하는 학술세미나가 유독 많다. 낙산사가 지난 4월 10일 ‘낙산사 화재 4주년,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4월 25일엔 파주 보광사가 대각사상연구원과 공동으로 보광사 설법전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백용성스님과 보광사 도솔암의 사적 재조명’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보광사와 도솔암에 대한 다양한 조명을 통해 백용성 스님의 수행처였던 도솔암 복원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평창 월정사는 5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암사상과 조계종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해남 대흥사도 5월 22일 대흥사에서 ‘서산대제의 국가적 제의로서의 타당성’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특히 제주 관음사는 제주불교 중창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말 제주불교의 역사와 제주불교의 중흥을 이끌었던 안봉녀관 스님을 조명하는 대규모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올 상반기에는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지난 3월 20·21일 이틀간 서울대에서 ‘고려대장경을 통한 돈황사본의 재인식’이라는 주제로 연 국제학술대회 외에는 별다른 국제행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와 보조사상연구원이 준비하는 것을 비롯해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