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불가 ‘기도하는 여인’으로 널리 알려진 불자가수 유지나 씨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 산사에서 섭외가 잇따르는 등 불교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유지나는 1998년 ‘저 하늘별을 찾아’로 데뷔한 이래 최근 신곡 ‘쑈쑈쑈’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트로트 가수다. 특히 대중가수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11월 찬불가요집 ‘기도하는 여인’을 발표해 불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 지역 축제에서 러브콜이 쇄도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유지나가 오는 5월 초까지 소화해야 할 불교 관련 일정만 20곳이 넘는다. 26일 연등축제는 물론 서울, 대전, 부산 등 최소 하루에 한 곳 이상은 사찰에서 유지나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5월2일에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그는 “그 동안 가수로서 많은 무대에 올라봤지만, 산사음악회 만큼 마음 편하게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 없다”면서 “최근 스님과 불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다보니 더욱 힘이 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심 깊은 불자였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불교와 친숙했던 유지나는 원래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국악도’였다. 대학 재학시절 트로트 가수 김연자 디너쇼에서 노래를 부른 것을 계기로 10년 넘게 대중가수 길을 걷고 있는 유지나는 아직도 자신의 노래에 국악의 가락과 힘을 담고 있다. 그는 “비록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지만, 국악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하다”면서 “국악의 장점을 노래에 싣는 것은 물론 산사음악회에서도 판소리 등을 한 곡 이상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악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불자로서의 신심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 지난해 발표한 찬불가요집 ‘기도하는 여인’이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국악과 양악을 모두 사용해 엮은 이 앨범은 불교계에서만 5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자신의 가수생활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는 그는 이 앨범을 ‘가수 유지나의 결정판’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는 “이 앨범은 당시 이가 반으로 쪼개질 정도로 힘들게 작업을 마쳤다”면서 “특히 가수인생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노래들이 불교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불자로서 영광스럽고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불자가수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앞으로 불자가수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불교계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