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중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일본 가가미진자(鏡神社)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오는 6월 7일까지 양산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 전시된다.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범하 스님)은 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수월관음도 원 소장처인 가가미진자와 위탁보관처인 사가현립박물관, 일본문화청의 승인을 받아 특별 전시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는 일본에서도 쉽게 공개하지 않는 불화다. 외국 특별전의 경우도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고려미술전시회’에서도 20일 동안만 전시가 허용될 될 정도로 친견하기가 어렵다.
1812년 작성된 이노 타다타카(이능충경)의 ‘측량일기’에 따르면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는 고려 충선왕의 비였던 숙비(淑妃)가 김우문, 이계, 임순 등 8명의 궁정화가를 동원해 1310년 5월에 완성한 것으로, 당대 왕실 최고 권력자의 발원으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화인들에 의해 공동 제작된 작품이다.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는 세로 4m 30cm, 가로 2m 54cm에 이르는 대작으로 원형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가 보타낙가산을 찾아 관세음보살을 친견하는 장면을 묘사한 불화다.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는 다른 수월관음도와 달리 관음보살상을 화면 왼쪽에 배치했으며, 선재동자상은 실재 어린이 크기에 맞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통도사성보박물관은 전시회를 기념해 고려 수월관음도 축소본을 직접 그려보는 체험교실을 마련하고, 관세음보살이 33가지 모습으로 응신하여 중생을 구제한다는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내용에 근거해 전시기간 중 33일간의 법회를 마련한다. 또 전시기간 중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월관음도를 친견할 수 있도록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한편, 통도사성보박물관은 ‘일본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 전시’와 함께 적멸보궁으로서 통도사가 갖는 특수성을 보여주는 각종 장엄물을 한자리에 모은 ‘도량 장엄 의식구 특별전’을 8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도량 장엄의식 불화인 오계수호신장번과 십이신장번 등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불교목공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각종 패와 소통, 금속공양구 등이 함께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