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불교의례문화연구서 창립세미나서
3일 열린 동아시아 불교의례문화연구소 창립세미나에서 이도흠 한양대 교수가 불교의례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스님 혼자 한문으로 된 의식문을 읽고 대중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예배를 하다가 끝난다, 강요된 의례는 정서적 에너지를 고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갈시킨다”며 현 불교의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대중 참여도 떨어지는 의례는 삶과 현실을 소거한 것이기에 대중 고통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며, 대중의 외면으로 나타난다. 아직도 많은 불교의례가 스님들의 ‘모노드라마’로 행해진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불교 의례가 국내에 불교를 토착화 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기복신앙과 결합한 것은 ‘역기능’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복적 의례는 서민의 고망을 실현하는 통로가 되고 고통과 불안을 없애는 역할도 했지만 “세계를 합리적으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보다 주술적인 관계로 통찰하고 대응하도록 이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격기도발원처럼 개인의 소망실현에만 머무르며 타자의 소망과 갈등을 일으킬 경우 혹세무민으로 심화하고 서민의 재화를 수탈하는 점이 기복적 의례가 갖는 무시할 수 없는 역기능”이라고 비판했다.
이교수는 “어떤 경전에서도, 어떤 부처님도 타인의 소망과 맞서는 소망을 빌어주고 그 대가로 많은 돈을 받으라고 말씀하지 않았다, 그런 의례를 행하면서 승단이 타락하고 정당성을 상실했고, 대중들은 불교자체를 차츰 외면하는 것”이라며, “불교 의식문을 한글화하고 불교의례를 현대 대중의 삶의 맥락에 맞게 변용하여 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아시아불교의례문화연구소(소장 인묵 스님, 어산작법학교장)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불교 생활의례의 창안과 보급, 전통불교의례의 연구 등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