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총무원장 지관스님(가운데)과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 삼오모텔 전현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삼오모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불교투데이
서울 조계사(주지 세민스님)가 인근 숙박업소인 삼오모텔을 110여 억 원에 인수하는 등 부동산 매입을 통한 도량 성역화 불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계사는 지난 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주지 세민스님, 삼오모텔 건물주 전현준 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114억4500만원에 건물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1억여원 지급, 18개월 뒤 완납키로 주지 세민스님 “매입건물 기도공간으로 활용”
조계사에 따르면 이날 건물주에 계약금 11억4000여 만원을 지급하고 오는 2011년 3월까지 1년 6개월에 걸쳐 대금을 완납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앞으로 서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일부 층에 대한 권리를 총무원에 넘기는 조건으로 받게 될 20여 억 원과 영구위패 조성, 천도재 등을 통해 매입자금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계사 대웅전과 문화교육관 사이에 위치한 삼오모텔은 대지 1081㎡(327평),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준공한지 13년 된 건물이다.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대웅전 앞에 4층 높이로 숙박업소가 세워져 있어 수행도량으로 미관을 해치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매입을 통해 도량정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건물주와 가격절충에 난항을 겪으며 매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이번 매입은 조계사 일원 성역화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조계사가 삼오모텔을 완전히 인수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해당부지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상태지만, 현재로선 건물 리모델링을 통한 불자들의 기도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려지고 있다. 주지 세민스님은 “그 동안 경내 공간이 협소해 신도들이 수행할 법당이 부족했다”면서 “이번 매입을 통해 해당 부지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도심 기도도량으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조계사의 이번 부동산 매입을 두고 교계 일각에서는 “매입의 당위성은 공감하지만, 최근까지 채무를 갚는데 진력한 조계사가 110억 원이 넘는 대형불사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계사 관계자는 “사찰 재정차원에서 보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성역화불사라는 큰 틀에서 보면 오래전부터 도량정비의 숙원사업이 해결된 만큼 조계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