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는 24일 미얀마 군사정부가 광범위하게 자행하고 있는 인권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한 모든 정치범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한국, 이스라엘과 유럽 주요 국가들이 주도한 이번 미얀마 규탄 결의안에는 9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반대 25표, 기권 45표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유엔 192개 회원국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이어서 영향력이 크다.
유엔은 결의안을 통해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비롯한 야권과 소수민족 단체들이 "민주주의 이양을 위한 진정한 대화와 국가 화해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결의안은 미얀마 군정이 "추진하는 민주화 이행 과정은 야권의 배제로 말미암아 투명하지도 포괄적이지도 않으며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얀마 시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리가 조직적이며 지속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의안은 이어 미얀마 군정에 대해 정치적 동기로 시민을 더 이상 체포하지 말 것과 수치 여사와 NLD 지도자,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88세대 학생' 단체, 소수민족 지도자, 작년 9월 발생한 민주화 시위 당시 체포자 등 모든 양심수와 정치범의 조건 없는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이 구금하고 있는 정치범 수는 작년 민주화 시위 이전에는 1천200여 명이었으나 1년이 지나면서 그 두 배인 2천1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후 19년 가운데 13년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으며 미얀마 군정은 국제사회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치 여사를 석방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