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사 청안 스님이 이메일을 통해 정기적으로 발송하는 ‘원광사 소식’에 따르면 원광사는 최근 인근 주택들을 매입해 전면 수리에 들어갔다. 향후 원광사에서 머무르며 가행 정진할 출·재가 수행자들을 위한 요사채 건립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원광사의 가족이 되어 청안 스님과 함께 하고 있는 지역 주민 루카스 씨가 대규모의 자택을 기꺼이 요사채 부지로 내놓았다. 원광사는 이 곳을 대대적으로 수리한 후 욕실과 공양간, 두 개의 숙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원광사 측은 정원 바로 옆에 위치한 건물도 매입했다. 역시 요사채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원광사에 거주하고 있는 수행자들은 평균 10여 명 안팎. 주지 청안 스님과 도감 덕혜 스님, 총무 카트카 그로포바 씨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수행을 위해 장단기 계획을 가지고 원광사를 찾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원광사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수행자 및 여행객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어 사람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우선과제로 떠올랐다.
원광사의 종무소와 공양간도 건립 계획이 확충됐다. 원광사 측은 최근 사찰 부지 내의 가든 하우스를 철거했다. 이 시설은 오래되고 낡아 개보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종무소 바로 옆에는 공양간도 새로 신축할 계획이다.
공양간에는 한국에서 공수해간 가마솥이 설치된다. 또 서양식에 익숙한 현지 수행자들을 위해 피자와 빵을 구울 수 있는 전통 화덕도 함께 마련한다는 것이 청안 스님의 생각이다.
지난 12월 2일에는 원광사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현지 전력 회사가 원광사의 모든 건물에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광사 부지는 수도 부다페스트 외곽 수림지대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그동안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발전기를 돌려 자체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해야만 했다.
청안 스님은 “전력 공급으로 인해 더 이상 발전기를 돌릴 필요가 없게 돼서 한달에 약 400유로(한화 71만여 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특히 원광사 건립을 위해 필요한 추가 부지 매입 자금 마련이 시급한데다 원광사가 새로 건립할 건축물에 대한 건축 허가 신청이 승인돼지 않은 상태다.
다행히 국가 감독원이 시 당국에 건축 허가 재심사를 명령해 원광사 측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적절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청안 스님은 “동유럽 최초의 한국식 사찰인 원광사가 사격을 다져나가는데 있어 아직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국 불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유럽에서 함께 수행하고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어하는 불자들은 누구든지 환영한다”며 “장, 단기 수행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원광사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광사에서는 1월 3일부터 4월 3일까지 두 번째 동안거를 진행한다. 입방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퇴방은 매주 토요일 아침공양 이후다. 2월 14~21일에는 용맹정진이 진행되며 동안거가 끝난 직후인 4월 4~5일에는 출가자 중심으로 주말 정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안거 기간에는 프랑스의 유럽수석 법사인 우봉 선사가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안거를 지도하며 2월 21~28일에는 조 포터 법사, 3월 7~14일에는 무착 법사가 초대법사로 안거에 동참한다.
<출처 : 법보신문 1월 6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