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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첸라마, 달라이라마 저격수로 활동 시작? [티벳, 라싸] 글자크게글자작게

 

英 BBC, “달라이 위상 넘보지만 맞수 못 돼” 보도
세계불교포럼 연설이어 “공산당 지지해야” 신문에 기고
신화통신, 심층 인터뷰 게재 등 인지도 높이는데 안간힘






중국 정부에 의해 티베트 불교의 환생 승려인 제11대 판첸라마로 지목, 중국 당국의 철저한 관리 하에 성장한 걀첸 노르부(사진 왼쪽)가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그의 발길이 티베트 독립운동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달라이라마(사진 오른쪽)까지도 정조준하고 있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지난 3월 28일 개막, 6일간 진행한 제2차 세계 불교 포럼을 기점으로 공식 석상으로의 행보를 시작한 판첸라마 걀첸 노르부에 대해 BBC는 31일자 보도에서 “중국 당국은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통치가 매우 자비롭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경 쓴 젊은 승려(판첸라마)’를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세우는 일에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고 평가하며 최근 막을 내린 중국불교포럼을 비롯해 판첸라마의 최근 행보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불교포럼과 중국 정부가 지정한 티베트 농노 해방 기념일(3월 28일)을 앞두고 몇 주간에 걸쳐 티베트가 중국 정부의 지배 아래서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활발한 선전활동을 시작했으며 그 선전의 선두에 설 인물로 판첸라마를 등장시켰다고 전했다. 이제 19살이 된 판첸라마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기대에 부응해 여러 공식적인 무대를 통해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BC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티베트 전문가인 로버트 버넷(Robert Barnett) 교수의 말을 인용 “(판첸라마의 등장과 활동은)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의 활동을 훼손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여러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며 “그러나 판첸라마가 결코 달라이라마를 밀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버넷 교수는 “판첸라마의 역할은 달라이라마에 대한 이미지를 흐려서 달라이라마의 위상을 점차로 약화 시키는데 있다”며 “중국의 판첸라마는 이미 티베트인들 사이에서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사람으로 점차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995년 달라이라마에 의해 판첸라마로 지목된 여섯 살의 겐둔 최에키 니마라는 소년은 지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됐다. 그 후 중국 정부는 다섯 살의 걀첸 노르부를 판첸라마로 지목했으며 걀첸 노르부는 중국 당국의 철저한 관리 하에 판첸라마로 성장했다. 그리고 현재 중국은 이 판첸라마가 티베트를 포함한 현재의 중국 영토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특히 판첸라마는 중국 정부가 올해 제정한 ‘티베트 농노 해방 기념일’ 기념식을 앞두고 수 차례 공식적인 발언을 한데 주목했다. ‘티베트 농노 해방 기념일’은 달라이라마가 이끌던 티베트 봉기를 중국 공산당이 무력으로 진압한지 50주년이 되는 3월 28일을 중국 정부가 기념일로 지정한 것으로 이에 대해 티베트 망명 정부는 “티베트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티베트인들은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행동을 의도적인 도발로 간주한다”고 강력히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베트 망명 정부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항이라도 하듯 판첸라마의 행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분주했다는 것.

판첸라마는 같은 시기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 있는 유력 신문에 직접 작성한 원고를 게재하며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에 가져온 번영에 대해 극찬했다. BBC는 “판첸라마가 기사를 통해 ‘우리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해야 하고 티베트인들의 행복과 국가결속력을 더욱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판첸라마는 공산당이 티베트에 불러온 번영에 대해 과도하게 칭찬했다”고 비꼬았다.

특히 제2차 세계불교포럼에서의 판첸라마 연설에 대해서는 “그 포럼이 비록 종교행사이기는 하지만 영어로 진행된 판첸라마의 연설은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연설에서 판첸라마는 “이 행사(세계불교포럼)는 오늘날 중국이 누리고 있는 사회적 조화, 안정 그리고 종교적 자유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 점에 주목하며 “이것은 달라이라마를 포함해 지난 50년간 중국의 티베트 억압을 주장하고 있는 티베트 망명자들에 대한 비난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판첸라마 띄우기’에는 외곽 지원도 동원됐다. 중국의 관영통신사인 신화통신은 판첸라마의 연설을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했고 내몽고 불교연합의 수장인 잘산(Jalsan)의 말을 인용해 “티베트 불교 신도들은 그에게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하는 등 판첸라마를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로 각인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전까지 국제사회에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던 판첸라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화통신에 판첸라마의 심층 인터뷰 게재, 사생활까지도 상세히 밝히는 등 이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BBC는 기사에서 “1995년 달라이라마가 선택한 판첸라마(겐둔 최에키 니마)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환기시키며 “2년 전 티베트 자치 정부의 한 관계자는 BBC를 통해 이 판첸라마(겐둔 최에키 니마)가 비록 많은 티베트 사람들에 의해 정치범으로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라싸에서 비교적 단조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는 것으로 판첸라마에 대한 의구심을 여운으로 남겼다.

<출처 : 법보신문 04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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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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