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가 각각 후계자를 지명해 내세워 수천년 티베트 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달라이 라마가 나올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6월 7일 “인도로 망명한 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74)측과 중국 정부가 차기 달라이 라마 선출을 둘러싼 기싸움이 한창”이라고 보도했다.
차기 달라이 라마 선출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600만 티베트 인들과 티베트의 실질적 독립을 부정해온 중국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1959년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의 활동은 아직도 왕성하다. 그러나 그의 나이가 일흔을 넘었고 건강도 이전만큼 좋지 않아 후계자 선출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뉴욕타임즈는 “차기 달라이 라마 선출은 전통적인 방식과 크게 다를 것이며 현 달라이 라마 14세의 생존 시에 후계자를 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는 듯 달라이라마는 차기 달라이 라마로 여성을 선출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달라이 라마가 전통을 깬 후계자 방식을 제안한 것은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 정부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995년 갸초가 지명한 판첸 라마(티베트 불교의 2인자)를 부정하고 올해 19세인 기알첸 노르부를 판첸 라마 11세로 공표한 뒤 지난 2월 장쑤(江蘇)성에서 열린 제2회 세계 불교포럼 개막식에 내세우는 등 친중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