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까르마파인 우기엔 트린리 도르지(Ugyen Trinley Dorjee)가 망명지인 다람살라 안에서조차 사실상 유폐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인도타임즈(North India Times)는 2000년 1월 다람살라로 망명한 이후 줄곧 인도 안전국의 감시 하에서 생활하고 있는 17대 까르마파의 최근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며 까르마파의 행동반경은 달라이라마의 거처에 이르는 15Km 이내로 제한돼 있으며 최근에는 달라이라마에 대한 접견 조차 안전국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는 것. 소식통에 따르며 최근 까르마파는 달라이라마를 만나고자 세 번이나 요청했지만 안전국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달라이라마의 한 측근은 “지난 7월 25일 까르마파는 고작 30분 동안 달라이라마를 만날 수 있었다”며 “앞선 세 번의 요청은 안전국에 의해 거절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말 인도 정부는 인도 북부에 위치한 사원을 방문하려던 까르마파의 계획을 허가하지 않았다. 특히 해외여행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까르마파는 지난 2008년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여행은 까르마파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위상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인도 당국이 까르마파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 것 역시 이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소식은 전했다.
까르마파에 대한 인도 당국의 견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까르마파가 다람살라로부터 42Km 떨어진 코탈라 지역에 건립하고 있던 종교시설에 대해 세무국이 최근 자금출처 조사를 벌였고 이로 인해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의 한 경찰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이 문제는 외교부 소관”이라고만 전했다.
까르마파는 지금도 미국 재방문을 희망하고 있지만 인도 당국은 ‘외유 불가’라는 현재의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특히 달라이라마의 후계자로 까르마파가 종종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경제적 협력관계를 지향하고 있는 인도가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까르마파에 대한 단속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게 국제 사회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