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국제구호개발 NGO 더프라미스(The Promise, 이사장 법등 스님)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중학교 건립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더프라미스 미얀마 지부가 개설된 지 반 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서,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미얀마 교육부가 공인하는 중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다. 본 사업을 맡아 추진한 이미숙 지부장은, “마궤이 주 오보 마을과 폰도삐 마을에 계신 현지 사찰 스님 및 마을 주민들과 두터운 신뢰관계 속에서 진행된 사업이었다. 원활하게 추진되어 이렇게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다.”며 소감을 밝히고 공로를 현지 주민들에게 돌렸다.
미얀마는 군부정권의 쇄국정책으로 인하여 다른 저개발국가에 비해 개발NGO의 활동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유니세프를 비롯한 UN기구, 선교목적의 기독교 단체, 소수의 국제개발NGO 등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단체로는 굿피플, 굿네이버스, 국제옥수수재단, 지구촌공생회, 기아대책, 가나안농군학교 등이 현지에 직원을 두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다양한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금번 더프라미스 중학교 건립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공식적으로 교육부는 UNICEF와 JICA(일본 원조기관) 하고만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례적으로 금번 더프라미스의 교육사업에 대해서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승인함과 동시에 104번 중학교로 명명하여 미얀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신축 중학교의 다윈윈티 교장선생님은, 18일 오보 중학교에서 개최된 준공기념 행사에서 “그동안같이 중학교를 만들어 가면서 보니,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공부할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해 주시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애써주신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삔냐아만(교육의 힘)으로 이름 붙인 새 건물을 손상 없이 잘 지키고 학생들의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한편, 더프라미스의 공동대표로 본 행사에 참석한 도진 스님(직지사 중암 주지)은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사찰의 스님과 마을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울러, “이 학교의 건립과 허가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분이 애쓰셨던 모습에 너무나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신다면 계속해서 이 학교와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지속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전통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교장선생님과 초, 중학교 선생님 15명을 비롯해 마궤이주 사령관 비서 등 정부 관계자 20명, 학교 건립을 위해 결성된 단체 회원 15명 등 50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하고 오보 마을과 폰도삐 마을에서 15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사찰 입구부터 학교까지 스님들과 함께 행진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띄웠고, 신축 교사 앞에서는 다 함께 준공을 축하하며 기념테이프 커팅 의식을 가졌다. 이어 운동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학생들이 준비한 전통 민속춤 공연 및 민속악기 연주회가 열려 주민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이어 열린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를 비롯하여 과자 따먹기, 2인 3각 달리기가 펼쳐지자 뜨거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모든 마을 주민들이 경기장에 몰려들어 응원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더프라미스의 이미숙 지부장과 김소연 국제개발2팀장은 즉석에서 경주에 참가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준공식 참석을 위해 미얀마 전통의상인 론지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던 이들은 운동회를 진행하던 여선생님들과 경주를 벌였고, 이 경기는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하며 서로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다.
아웅산 수지 여사와 1983년 아웅산 폭발사건으로 한국민에게 잘 알려진 미얀마는 인도지나반도 서북쪽 중국, 인도, 태국 등과 접경해 있으며 쌀과 원유, 천연가스, 텅스텐, 루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44달러에 불과해 UN이 지정한 최빈국 중 하나이다.
한국 기업 중에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이 천연가스전 개발에 성공,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언론에 소개되고 있으나,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프랑스, 중국, 인도를 비롯한 국가들이 활발히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여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주도했을 정도로 외국인 투자는 에너지 생산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2년 군사정권 집권 후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운영해오고 있는 점과,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1998년 이후 미국 등의 서방이 경제제재를 가해오고 있는 점은 미얀마 국민의 궁핍한 삶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프라미스는 지난 2008년 5월 단체를 설립한 이후 인도와 티벳에서 국제개발활동을 펼쳐왔으며 올해 5월에는 첫 해외 사업장인 미얀마 지부를 설립하고 현지직원을 고용하여 활발히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적극적 행보 덕분에 지난 9월에는 외교통상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아내면서, 그 동안 국제구호개발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불교계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개발NGO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