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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 세계 종교에 대한 매력적인 개론서 [불교도서] 2013-04-30 / 3534  

 

종교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이야기하는 ‘우리의 종교’

힌두교, 불교, 유교, 도교, 유다교, 그리스도교, 그리고 이슬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일곱 종교다. 이 책은 각 종교 전통에 속해 있는 신실한 신앙인이자 자기 종교 분야에 관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쓴 세계 종교 개설서이다.

종교, 혹은 신앙의 영역에 대해서는 어떤 책도 ‘최고’, ‘최종’이란 표현을 쓰기 어렵겠지만, ‘독특’이라는 말은 쓸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이 종교에 관한 전문가, 그것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자들이라는 점은 책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 준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저자들이 각 종교의 신앙인이거나 해당 종교 전통에 속한 사람으로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종교에 대해 서술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보여 주는 균형에 대해, 뛰어난 종교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존 힉은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학술 성과와 교양 위에서 ……, 진실로 각 종교의 독특한 관습과 성격을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이 책은 각 종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그 종교를 정의하는 문제에서 시작해서, 핵심적 가르침에 대한 이해, 각 종교의 역사, 그리고 종교의 현대적인 변화의 문제를 담고 있다.

그리고 저자들의 깊은 성찰과 이야기를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각 종교를 잘 이해하고 있는 국내 연구자들이 번역을 맡아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신앙을 표현하는 일곱 가지 방법

일반적인 종교 개론서들에 비하여 이 책이 보여 주는 또 다른 특성은, 저자들이 자신의 종교에 대해 풍부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비유들은 종교에 대한 저자들의 깊은 성찰을 보여 주며, 또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해당 종교를 믿거나 공부하는 신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가득하면서, 동시에 그 종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인 믿음의 세계를 보여 준다.

“힌두교는 하나의 도넛에 비교될 수도 있다. 왜냐면 도넛을 도넛이게끔 결정하는 것은 주변의 둘레가 아니라 도넛의 구멍이기 때문이다.” -「힌두교」, 24쪽

“(불교가 그러하듯이) 바다는 이처럼 하나의 짠맛을 머금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또한 동시에 수많은 나라의 다양한 토양과 만나고 있다. 현대적인 예시를 한다면, 코카콜라의 맛은 하나지만, 다른 언어로 된 상표를 붙인 많은 종류의 병에 담겨 출시된다.” -「불교」, 145쪽

“때때로 예수의 비유들은 선문답에 비유되고는 한다. 선문답이란 청중에게 충격을 주어 당황하게 만들고, 당연한 세계를 거꾸로 뒤집는 불교의 이야기들이다. 차이는 선문답이 현실을 전복시킨다면, 예수의 비유들은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전통들을 뒤집는다는 데 있다.” -「그리스도교」, 645쪽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는 자기 종교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길

한 종교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해당 종교가 지닌 가치와 교리를 설명하는 내적인 접근과, 그 종교의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문제를 설명하는 외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내적ㆍ외적인 접근에 충실하면서도, 더 나아가 각 종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종교’에 대한 인식과 연구 그 자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힌두교의 다원성은 인간이 다양한 대상을 다양한 방식으로도 신앙할 수 있음을, 이슬람은 종교에 대한 또 다른 이해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슬람의 존재와 지적 전통은 또한 백과사전학파와 헤겔 이래 과거의 신학과 종교 사상을 유럽 사상의 발전 단계 중 일부로 간주하는 유럽 중심적 지성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슬람은 서구처럼 아브라함 전통에 뿌리를 두고 고대 지중해 세계의 철학 전통을 받아들였지만, 서구와는 다르게 발전한 종교와 문명이기 때문이다.” -「이슬람」, 896쪽

또한 이 책은 자기 종교에 대해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힌두교에 대한 이해가 불교를 더 풍부하게 깨닫게 해주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을 알기 위해서는 유다교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일 것이다. 이렇게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기원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각 종교를 비교한 글들을 통해 우리는 여러 종교의 특징을 비교적 쉽고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다.

“중국 사상의 영역에서 볼 때 도교는 여러 측면에서 독특하다. 불교는 인생살이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고 도가도 인생살이에 무관심한 반면, 도교는 인간의 삶을 연장시키고자 노력한다. 유교는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도교는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도교」, 503쪽

“(종교를 두 유형으로 나누면) 공동체의 일체감에서 그 공통 핵심이 출현한 유형이 있고(예를 들어 힌두교, 유다교, 원시 종교) 다른 하나는 공통의 핵심 주변에서 공동체가 형성된 유형이 있다(예를 들어 그리스도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127쪽

공존과 대립의 상반된 가능성 사이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다. 불교, 유교, 무교 등 한민족의 전통을 대변하는 종교, 200여 년 전부터 서구에서 전래된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한국에 들어오면서 활발해진 이슬람, 거기에 자생 종교들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가히 종교 백화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여러 종교들이 미디어를 통해서나 지리적으로 서로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한 사회 안에서도 ‘대화’와 ‘근본주의’라는 두 가지 상반된 현상으로 나타난다.

“신앙의 상호 교류는 각 종교의 역사와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종교들은 더 이상 지리적으로 고립된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한때 지역 종교였던 남아시아의 불교, 중동의 이슬람, 인도의 힌두교도 이제는 모든 대륙에서 그 신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 729쪽

이 책은 미국에서 1993년에 출간된 ‘OUR RELIGIONS'의 한국어 번역본이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대표 저자인 아르빈드 샤르마 교수는 1993년에 이 책이 나왔음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 그해는 1883년 미국 시카고에서 세계종교의회(Parliament of World's Religions, PWR)가 열린 지 100주년 되는 해였고, 또 100년 만에 대회가 다시 열린 해이기 때문이다. 이후 세계종교의회는 한 종교, 한 나라만으로는 감당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들에 응답하기 위해 5년마다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

공존과 대립의 문제는 비단 다른 종교 사이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2013년 올해 10월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 같은 종교, 교단 안에서도 풀어야할 문제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화와 근본주의라는) 두 가지 대립되는 흐름의 결과는 다소 역설적이다. 각 종교 전통 안에서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과 결실 있는 대화가 열린 상태로 펼쳐지는 동시에, 그러한 대화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다. 때로는 그리스도교와 같은 특정 종교 안에서의 대화에 대한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 놓인 긴장이 그리스도교 내의 여러 교단 사이에 놓인 어떤 긴장보다 심각할 정도이다.” -「그리스도교」, 724쪽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이 말하려는 바는 분명하다. 우리가 각자의 종교와 그 전통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다른 종교인들과 열린 대화를 할 수 있을 때, 평화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종교 간의 대화적 상호 작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변화를 내포하기 마련이다. 어떠한 만남이든 아무리 가벼운 만남이라고 하더라도 관계는 쌍방 모두를 변화시킨다.” -「불교」, 249쪽

추천사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각각의 위대한 세계 종교 내부에서 그 종교에 헌신하는 동시에 학문으로서 종교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쓰였다는 것입니다. 내부자인 그들은 일반 독자인 우리들에게 지금 이 시대의 보편적인 학술적 성과와 교양 위에서 종교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들은 극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역사적 현상을 지닌 자신들의 종교 전통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제공하면서, 또한 진실을 담아 각 종교의 독특한 관습과 성격을 드러내는 저술을 함으로써 멋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 존 힉(John H. Hick), 종교철학자ㆍ신학자, 《종교철학(Philosophy of Religion)》 저자

소나무 / 928쪽 / 3만 3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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