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루를 사는 것은 엄연히 따지면 우리가 살 날 중에 하루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즉 죽음이 하루 가까워진 것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려고 해도 백 년도 못살고 가는 인생인데, 어떻게 살다 가는 것이 잘사는 것일까요? 남보다 넓고 큰 평수의 아파트, 고급 승용차, 높은 벼슬, 화려한 명예를 가져야 잘 살다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저는 여러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명심해야 할 두 가지 기준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단 한 명의 원수도 없었듯이, 죽을 때도 내 가슴과 머릿속에 단 한 명의 원수도 없이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둘째는, 나 때문에 기분 나쁘고 속상하고 분하고 손해 본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눈만 뜨면 어떻게 하면 남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 제주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의 2002년 3월 28일 열반재일 법문 일부
* 만불신문 55호(2002년 5월 1일자)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