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지는 낙엽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냥 맞이한다.
그것들은 삶 속에 묻혀 지낼 뿐 죽음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것들은 그때 그곳에 모든 것을 맡기고 순간순간을 있는 그대로 산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인간들뿐인데,
그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순간순간 새롭게 발견되어져야 할 훤칠한 뜰이다.
삶을 마치 소유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한 때일 뿐.
그러니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발견되는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 버리고 떠나기(법정 스님, 샘터) 54쪽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