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들이 묻는다 : 유물관리,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일을 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수많은 문제들 중에서도 그들이 한목소리로 호소하는 것은 ‘유물관리 업무의 어려움’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박물관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국ㆍ공ㆍ사립 큐레이터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이 유물을 다루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는 저자 또한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문제였다. 유물관리 업무는 구체적인 이론보다는 선배들의 경험적 지식을 전수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참고할 만한 책도 그리 많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국립박물관에서 20여 년 동안 일한 저자가 답한다 : 유물관리, 이렇게 해라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 소장품의 수집과 관리》의 가장 큰 장점은 국립박물관에서 20여 년 동안 일한 저자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유물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박물관학 관련 책들은 번역서이거나, 국내 저자가 썼더라도 이론에 치우쳐 실무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제주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오랜 시간 유물관리 업무를 해온 저자가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꼭 알아야 할 사항들만 골라내어 명쾌하게 정리했다. 여기에는 박물관 소장품은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수집한 유물을 소장품으로 등록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기준은 무엇인지, 등록이 끝난 소장품은 어떻게 관리해야 좋은지와 같은, 큐레이터들이 너무도 궁금해했지만 누구도 속 시원히 알려주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 하나하나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해법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각각의 박물관은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 속 내용이 독자들에게 각 박물관의 특성에 맞는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친절하고 실용적인 유물관리 지침서
이 책은 ‘유물관리’라는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또한 내용에 맞는 사진자료를 적절히 배치하여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있는데, 이 사진들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호림박물관 등의 도록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김광섭 작가가 직접 찍어주었다.
표가 많다는 것도 이 책의 특색이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깔끔하게 정리된 표를 통해 빠르고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심오한 박물관학 이론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20년 가까이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축적된 유물관리 실무지식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박물관 큐레이터와 큐레이터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지은이 소개
지은이 김상태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구석기고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박물관 업무를 시작했으며, 이후 유물관리부와 고고부, 전시팀,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는 국립춘천박물관에서 학예연구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유물관리 강의를 준비하다가 박물관 큐레이터와 큐레이터 지망생을 위한 실용적인 유물관리 지침서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예경 / 184쪽 / 1만 8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