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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사 홈 > 붓다의 메아리 좋은 글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 [오늘의 법구] 2009-11-02 / 383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라(那羅)라는 마을에 있는 호의암라원(好衣菴羅園)에 계셨다. 그 때 나라 마을에는 어떤 상인 출가 외도가 있었다. 그는 나이가 120세나 되는 노숙한 늙은이로서, 나라라는 마을에 있는 여러 사문·바라문·장자·거사들의 존경과 공양을 받고 있었는데, 마치 아라한이 대접을 받는 것과 같았다. 저 상인 출가 외도에게는 일찍 죽어 천상에 태어난 친척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친척은 천상에서 상인 출가 외도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저 상인 출가 외도로 하여금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범행을 닦게 하고 싶다. 그러나 그가 내 말을 잘 따르지 않을텐데 걱정이다. 내가 지금 당장 그에게 가서 어떤 문제를 주어 다른 이에게 물어보게 하리라.'

그는 곧 나라 마을에 내려가 그 상인 출가 외도가 있는 곳으로 가서 게송으로 물었다.

어떤 친구가 나쁜 친구로서
착한 벗인 양 겉모습만 꾸미는가?
어떤 친구가 착한 친구로서
두 몸을 자기 한 몸처럼 생각하는가?
무엇 때문에 끊으려고 애쓰며
불꽃같은 번뇌를 여의면 어떠한가?

만일 그대 선인(仙人)이 이 문제를 가지고 누구에게나 물어보아 그 뜻을 너에게 분명하게 해석해서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거든, 그를 따라 출가하여 범행을 닦아도 좋을 것이다.

그 때 상인 출가 외도는 하늘이 시키는 대로, 그것을 가지고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의 처소로 가서 그 문제의 게송에 담겨있는 뜻을 부란나가섭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것을 부란나가섭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더구나 어떻게 대답해줄 수 있었겠는가? 그러자 상인 출가 외도는 다시 말가리구사리자(末迦梨瞿舍利子)의 처소·산사야비라지자(刪?耶毘羅?子)의 처소·아기다지사흠바라(阿耆多枳舍欽婆羅)의 처소·가라구타가전연(迦羅拘陀迦?延)의 처소·니건타야제자(尼乾陀若提子)의 처소를 차례대로 찾아가서 이 문제의 게송에 담겨 있는 뜻을 물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였다. 그 때 상인 출가 외도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문제의 게송을 가지고 출가한 여러 스승들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이제 다시 출가한 이들을 찾느니보다 나에겐 지금 재물과 보배가 많이 있으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다섯 가지 향락[五欲]이나 누리며 사는 것이 낫겠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사문 구담이 있는 곳을 찾아가 보자. 그런데 저 나이 많은 장로[耆舊]와 사문 바라문인 부란나가섭 같은 스승들도 다 대답하지 못했는데, 사문 구담은 아직 나이가 아주 젊은 출가자(出家者)이니 어떻게 그것을 잘 알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옛날 노인들에게서 (처음으로 공부하는 젊은 출가자라 하여 업신여기지 말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젊은 출가 사문이라도 큰 덕의 힘을 가졌을 수도 있으니, 잠깐 사문 구담을 찾아가 보리라.'

그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문제에 대하여 마음으로 생각했던 것을 아뢰었다.

(질문한 게송의 내용은 앞의 계송과 같다.)

그 때 세존께서 저 출가 수행하는 상인이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떤 친구가 나쁜 친구로서
착한 벗인 양 겉모습만 꾸미는가?
마음속으론 진실로 수치스러워하고 싫어하면서도
입으로는 나와 똑같은 마음이라고 떠들어대며
일을 같이 하기를 좋아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착한 벗 아닌 줄 안다.

입으로는 은혜롭고 부드러운 말만을 하면서
그 마음은 진실로 거기에 맞지 않네.
하는 일마다 서로 같지 않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깨달아 알라.
그런 친구는 실로 나쁜 친구이면서
착한 벗인 양 겉모습만 꾸미는 이라네.

자기 몸과 똑같이 여기는 사람이
어째서 좋은 친구인가?
제 몸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니
다음과 같은 일을 하지 않아야 선지식이다.

방일한 행동을 하는데도 말리지 않거나
일을 방해하거나 의심을 품고
어떤 단점이나 살펴 찾으면서
착한 친구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네.

자식이 아비 품에 안긴 듯하여
아무도 그 사이를 뗄 수 없나니
그는 착한 벗인 줄 알아야 한다.
무엇 때문에 끊기를 구하는가.

기쁘고 즐거운 곳에 태어나
맑고 시원한 것을 좋아라 감탄하고
복되고 이익 있을 과업을 닦아 익히면
번뇌 아주 사라져 맑고 시원하리라.

그러므로 끊기를 구하라.
불꽃같은 번뇌를 여의면 어떠한가.
지극히 고요하고 편히 쉬는 맛
그는 멀리 여읜 그 맛을 알리.

불꽃같은 번뇌의 악을 멀리 여의어
참 법의 기쁜 맛을 한껏 마시고
탐욕의 불길 떠나 완전히 고요하면
이것을 번뇌를 떠난 경계라고 한다네.

그 때 상인 출가 외도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은 내 마음을 다 알고 계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지금부터 사문 구담의 바른 법과 율 안에 들어가 범행을 닦으면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상인 출가 외도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지금부터 우리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범행을 닦으면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을 수 있느니라.

그리하여 출가한 뒤에는 사색하고 (내지) 마음이 잘 해탈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 장아함 제35권 '상주경(商主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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