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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에 ‘초기불교의 사회적 실천’ [불교도서] 2012-11-28 / 3452  

 

불교출판문화협회는 ‘제9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 수상작으로 김재영 법사가 저술한 《초기불교의 사회적 실천》(민족사)를 선정하고, 우수상 수상작에 불필 스님의 《영원에서 영원으로》(김영사)와 석담(정인영) 스님의 《한계를 넘어서》(동국대학교출판부)를 각각 선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의 불서 톱 10’에 선정된 도서로는 △생각나무 1·2(스튜디오 돌·솔바람) △자기치유(조순희·정우서적)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뺄뛸 린뽀체·지영사) △소설 경(김정빈·문학의문학) △산사는 깊다(지안 스님·불광출판사) △불교와 무의 근대(김영진·그린비) △만해 한용운(정수일·운주사) 등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월 12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공연장에서 열린다.

심사평

초기 불교의 사회적 실천(김재영·민족사)
이 책은 역사적·사회적 현장, 즉 민중의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불교가 민중의 고통을 구제하는 종교적 생명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장의 불교’ ‘현장의 불교학’을 강조한다. 저자는 교학주의, 출가주의, 선정주의에 함몰되어 사회적 실천을 등한시하는 한국불교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 초기불교경전에 기초하여 교리의 실천적 재해석을 시도하고 사회적 실천사례들을 제시한다. 21세기의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불교의 실천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책이다.

한계를 넘어서〔정인영(석담)·동국대출판부〕
한국 비구니 승단의 큰 지도자였던 묘엄 스님의 생애를 살피면서 동시에 격동의 한국사 속에서 현대 비구니 승단이 어떻게 강력한 교육체제를 수립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통을 재정비해 왔는지, 밝히고 있는 책이다. 한국 비구니 승가에 대한 문헌기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인류학적 연구방법론에 대한 일반 불교학자들의 편견이 강한 상황 속에서 구술과 구전에 의존하면서도 각종 자료에 대한 검증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독특한 방법론을 통해 한국 비구니 승가의 발달사와 현대 한국사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고 이해하는데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책이라고 평가된다.

영원에서 영원으로(불필 스님·김영사)
바라보지도, 불러보지도 못하는 출가자의 자식으로서, 그것도 이 시대를 상징하는 큰스님의 딸이며 제자로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불교의 100년을 들여다본다. 가족사에서부터 선지식들의 인간적 한계를 넘나드는 수행이야기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큰스님의 지혜가 새롭다.

생각나무 1·2(스튜디오 돌·솔바람)
이 책은 스튜디오 돌이라는 3인의 작가가 함께 작업한 만화창작모임의 산물이다. 각각 도와 선을 주제로 하여 만화형식으로 꾸민 글과 그림이 있다. 불교와 선의 대중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생각할 때, 이 3인의 작가가 열어 보이는 새로운 출판 지평이 자못 기대되었다. 솔바람 출판사에서 꾸준히 출간되는 ‘만화로 보는 불교 이야기 시리즈’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데, 그들의 고된 작업에 위로와 격려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기치유(조순희·정우서적)
저자는 약학대 출신으로 위덕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학위논문이 ‘스트레스 관련 질병의 치료에 대한 유식학적 해석 연구’인데, 이 책의 성격도 전반적으로 ‘자기 치유’와 관련된 것이다. 내용으로 미루어볼 때 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이야기 전개방식이 좋아 보인다. 간략히 소개하면, 새로운 의학-건강에 대한 사고 전환-영양과 질병-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의 순인데, 독자를 몰입시키는 신선한 정보와 과장되지 않는 침착한 글쓰기가 장점으로 느껴진다.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뺄뛸 린뽀체·지영사)
티베트 불교와 관련된 대다수의 책들이 달라이라마 성하를 비롯한 고승들의 법문, 그리고 텍스트에 가까운 고준한 말씀들이다. 이들이 논리적으로 쉽게 접근하면서 현대인의 고뇌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불교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책은 200여 년 전의 인물인 뺄뛴 린포체의 ‘티벳의 모든 불교 종파의 스승과 제자들이 받들어 공경하는 수행의 나침판’이라는 부제가 붙은 번역서이다. 꼼꼼한 주와 티베트어의 병기 노력과 함께 유연한 번역문이 돋보이는 책으로 티베트 불교의 역대전승에 대한 애정이 깊게 느껴진다.

소설 경(김정빈·문학의문학)
경전문학의 색다름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인간 붓다의 재세시를 시대적 배경으로 인연관계에 놓여 있는 천상계와 인간계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구원의 근원이 불교적 지혜에 있음을 보여준다. 지혜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강하고, 가장 유익하며, 가장 높고, 가장 빛나는 힘이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학술적 소설’의 이미지가 크다.

산사는 깊다(지안·불광출판사)
출가의 세계, 그 안을 들여다본다. 산사에서 하루를 보내는 듯, 출가자로서 한평생을 사는 듯한 경험이 진하게 다가온다. 지안스님이어서 더욱 그렇다. 고단함을 풀어주고 정서를 순화시키는 산사의 꽃내음이 가득하다. 정신적 유익함도 크다.

불교와 무의 근대(김영진·그린비)
이 책은 불교가 불교 속에 갇히지 않기를 염원하며 ‘불교적 가치의 현재화’를 주창하는 저자가 그 ‘현재화’를 위해 노력한 중국 근대의 불교 지식인 장타이옌의 사상을 탐색한다. 장타이옌은 불교의 무아사상 등에 의거하여 당시에 유행하던 사회진화론과 국가주의 그리고 자본주의의 허상을 엄격하게 분석 비판한 불교철학자이자 혁명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중국 근대화 과정에서 불교사상이 어떻게 내밀하게 자리매김하고 작용했는지를 장타이옌이라는 인물의 예를 통해 보여주는 흔치 않은 책이다.

만해 한용운(정수일·운주사)
만해 한용운! 그는 일제강점기 출자자로서, 문학가로서, 독립운동가로서 불교와 민족의 자존을 지킨 몇 안 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책은 금붕어(금봉이)를 나레이터로 등장시켜 재미있게 구성한 어린이용 만화책으로서, 만해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다만, 독립운동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시간적 구성방식보다 사건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다소 산만한 감이 없지 않으나, 어린이에 걸맞는 재미와 유익함이 그 부족함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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