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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고의 진리를 향해 나 홀로 걸어가노라!” [불교도서] 2012-09-27 / 3607  

 

처음으로 밝히는 성철스님의 가족사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수행까지, 제자들을 뜨겁게 품은 은사 인홍스님부터 온 대중들을 감화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 책갈피마다 한국불교의 역사가 은은하게 묻어나고 스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깊은 무늬로 아로새겨진다. 그동안 불필스님이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이 실렸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되었던 성철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겼다. 불교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이 처음 밝히는 큰스님 이야기!

처음으로 밝히는 성철스님의 가족사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수행까지, 제자들을 뜨겁게 품은 은사 인홍스님부터 온 대중들을 감화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 책갈피마다 한국불교의 역사가 은은하게 묻어나고 스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깊은 무늬로 아로새겨지는 책이다.

성철스님의 유일한 혈육인 불필스님은 이 책에서 조부모님과 어머니 등 가슴 절절한 가족사에서 향곡스님, 법전스님, 인홍스님 같은 선승들의 성자 같은 삶, 봉암사 3년 결사에서 현재에 이르는 한국불교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다. 또한 그동안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이 실었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되었던 성철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았다. 그리고 불교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불필스님은 지난 동안거 결제 한 철 동안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이 책을 썼다. 처음에는 산속에서 살아온 선승인 자신이 책을 내는 일이 옳은 일인가 싶어 여러 차례 출간 제안을 거절했지만, 아버지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큰스님의 법대로 석남사 대중들과 참되게 수행해온 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달라는 청을 차마 물리치지 못했다. 불필스님은 “이 책으로 큰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한 사람이라도 영원한 진리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라며 출간의 소회를 밝혔다.

가슴 먹먹해지는 가족 이야기에서 우리 시대 선지식들의 삶까지

이 책에서 성철스님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가장 멀리 있어야 했던 불필스님의 눈을 통해 가장 철저했던 동시에 너무나 자비로웠던 참모습을 드러낸다. 성철스님이 머물던 해인사에 하루는 초로의 보살이 찾아왔다. 사연을 들어보니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것이었다. 성철스님은 일단 보살에게 쌀을 가져다 밥을 지어 부처님 전에 올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을 마치자 이번에는 한 번에 3천 배 기도를 하고 가라고 명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고, 일이 끝나자 신심을 키울 수 있도록 더 큰 일을 시킨 것이었다. 보살은 3천 배를 다 마친 후 기다시피 하며 나왔지만, 이후에는 스스로 백련암에 찾아와 기도하게 되었다. 보살은 남들이 다 하는 능엄주를 하고 싶은데 한글을 읽을 줄 몰라 고민하다가, 시골집에서 동네 아이들을 불러 사탕을 사주면서 능엄주를 읽게 하고 한 줄 한 줄 외웠다고 한다.

성철스님을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한 불필스님의 고백 또한 절절하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이 열반하신 후에도 영결식과 다비식에 나가지 못했다. 신문에서 불필스님의 이름에 담긴 뜻, 즉 ‘필요 없다〔不必〕’는 의미를 석가모니의 아들 라훌라(장애)와 비슷한 뜻으로 해석하여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불필스님은 다비식 날 늦은 오후 금강굴 위 다비장에서 사그라지는 불꽃을 바라보며 절을 올렸다. 과거, 현재, 미래 삼세를 다 합해서 다시 만나 뵐 것을 약속하는 아홉 번의 절이었다. 불필스님은 “생사의 바다에서 마음의 눈을 바로 떠서, 영원한 대자유인으로서 성철스님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 책에는 인홍스님, 법전스님, 향곡스님, 묘엄스님, 법정스님 등 대가들의 성자 같은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 예로 11대 조계종 종정을 지내신 법전스님은 해인사에 있을 때 선방에 앉으면 미동도 하지 않아 ‘절구통 수좌’로 불렸다.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해인사 전통의 용맹정진 때도 유일하게 졸지 않은 사람이 법전스님이었다. 졸지 않는 비결을 묻는 후학들에게 법전스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화두 떨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하면, 졸 수 있는가?” 이처럼 철저한 정신과 수행이 법전스님을 우리 시대의 대승(大僧)으로 만들었다.

성철스님과 불필스님의 가슴 찡한 가족사는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이야기이다. 불필스님이 출가를 결심했을 때 어머니는 딸의 출가를 막기 위해 지아비 성철스님을 찾아갔다. 철조망을 두른 채 정진하는 성철스님을 종일 기다린 어머니는 스님이 시자실에 온 틈을 타 문을 부수고 들이닥친다. 성철스님은 시자들에게 큰 소리로 당장 쫓아내라며 펄펄 뛰었고, 어머니는 지아비 성철스님에게 “스님, 내가 할 말이 있어 왔소!”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어머니는 시자들에게 끌려나오고 말았고,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남편과 딸이 절로 떠나보낸 어머니는 그 불연(佛緣)을 어쩔 수 없었는지 쉰일곱의 나이에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마음속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구가하는 듯 보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깊은 병이 들어 있다. 자신의 마음속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비극이다. 불필스님은 책의 말미에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성철스님의 법어를 인용하면서 독자들에게 진정한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은 본래 구원되어 있는 존재이며 이미 부처이다. 그러나 우리는 순금 같은 존재인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여 잡철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만약 욕심을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울 수 있다면, 자신을 바로 보고 깨달은 부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우리 곁에 왔던 부처 성철스님이 탄생하신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의 떨리는 듯 생생한 육성을 들으며 큰스님의 삶과 유산에 대해 재음미해보자.

김영사 / 396쪽 / A5 / 1만 4000원

출처 :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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