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는 온갖 나쁜 뉴스들이 전면을 장식하고,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사건들이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요즘이다. 점점 거칠어지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명상이나 힐링 프로그램을 찾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마음의 평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괴로움이 무엇이며, 괴로움의 원인을 생각하며 그 괴로움을 소멸하는 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수행은 잠깐 동안 아픔을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몸이 아플 때 진통제를 맞는 것처럼 일시적인 위안일 뿐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일묵 스님은 서울대학교 수학과 박사과정 중 해인사 백련암으로 출가해 성철 큰스님의 제자인 원택 스님을 스승으로 모셨으며, 서울대생들의 잇따른 출가 이야기를 다룬 2003년 KBS 부처님 오신날 특집극 《선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미얀마 파욱국제명상센터, 프랑스 플럼빌리지, 영국 아마라와띠, 호주 보디냐나 등 세계 각지의 수행센터에서 지속적인 수행을 하였다. 현재 제따와나선원의 선원장으로 있으면서 불교명상의 핵심인 팔정도에 따라 다양한 수행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무시며 수행하셨고 청정한 가르침과 계율이 살아 있던 제따와나의 모습을 닮은 모범적인 명상마을을 한국에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일묵 스님은 『이해하고 내려놓기』에서 일시적인 위안을 넘어서 진정한 행복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근원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테크닉만으로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열망일 뿐이며, 괴로움의 원인을 바르게 진단하고 그 소멸에 이르는 방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교에는 괴로움을 극복하는 수많은 노하우가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260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되고 실천되어 온 방법인데 그것은 바로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인 ‘팔정도’이다. 팔정도를 이해하고 실천하면 우리 삶에서 근심과 탄식, 육체적ㆍ정신적인 괴로움을 버리고 진정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이해하여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마음에 새 길을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
부제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 팔정도’이다. 왜 저자는 괴로움을 소멸하고 행복을 실현하는 바른 길로 ‘팔정도’를 강조하고 있을까? 요즘 사람들은 연예인이 어떻게 사는지는 잘 알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자기 마음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 어떤 마음이 행복을 주고 어떤 마음이 괴로움을 주는지 전혀 모르고 산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마치 운전법을 모르고 운전하는 사람과 같다 할 수 있다. 이런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지혜를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팔정도이다.
팔정도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8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노력, 바른 알아차림, 바른 삼매가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행복을 주는 마음과 괴로움을 주는 마음을 구분하는 것이 바른 견해이고 우리에게 유익한 생각을 하는 것이 바른 사유이다. 남에게 비난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도덕적인 삶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이다.
괴로움을 주는 마음을 버리고 행복을 주는 마음을 계발하는 것이 바른 노력이고 괴로움을 주는 마음과 행복을 주는 마음이 일어날 때 자각하는 것이 바른 알아차림이다. 바른 알아차림이 있어야 바른 노력이 가능하다. 달리는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또렷하고 고요하게 하는 것이 바른 삼매이다.
팔정도는 실제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 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괴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팔정도를 꾸준히 실천하면 본질적으로 괴로움의 원인을 소멸하고 진정한 행복의 길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괴로움을 소멸하고 행복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팔정도이기 때문에 팔정도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지 고등학교 교과서의 몇 줄밖에 차지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팔정도가 사실은 사람들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수행방법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
1장과 2장 ‘부처님의 수행과정’과 ‘팔정도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처님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전환점을 살펴봄으로써 바른 수행과 그릇된 수행을 구분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3장에서 7장 ‘괴로움의 진리’인 고성제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는 대상을 얻음으로써 행복을 얻으려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마음을 바꾸어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8장 ‘괴로움의 원인’인 집성제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가 왜 태어나는지, 즉 오온이 왜 생기는지, 윤회는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하여 연기의 가르침을 통해 설명한다.
9장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인 도성제, 즉 팔정도에 대한 설명이다. 팔정도는 한마디로 불선(不善)한 마음이 괴로움의 원인임을 철저히 이해하여 그것들을 내려놓는 구체적인 방법이므로 ‘이해하고 내려놓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3장에서 9장까지는 팔정도에서 바른 견해와 바른 생각에 대한 설명이다. 바른 견해는 사성제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데 수행의 바른 방향성과 목적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바른 견해와 바른 생각을 삶에서 실천하고 확립해가는 것이 위빠사나(vipassana) 수행이다.
10장 팔정도에서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는 깨달음의 토대가 되는 공덕을 설명하고 있다.
11장에서 13장 팔정도에서 바른 노력[正精進]과 바른 알아차림[正念]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수행 방법 네 가지, 즉 ‘생활 속의 알아차림’과 ‘붓다의 호흡명상’, ‘부정관’과 ‘자애명상’이 소개되어 있다.
14장 팔정도에서 바른 삼매[正定]에 대한 설명이다. 바른 노력을 통해서 바른 알아차림이 확립되면 감각적 욕망과 성냄 등 삼매를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버려진다. 그러면 장애요소에서 벗어남으로 인해 생기는 행복이 일어나고, 지금 여기서 행복해진 마음은 삼매에 들 수 있다. 이처럼 삼매를 계발하는 수행을 사마타(samatha)라고 한다.
15장 팔정도가 성숙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입니다. 지혜가 성숙해가는 과정은 오온에 대한 지혜, 연기의 지혜, 삼법인의 지혜, 염오의 지혜, 평온의 지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6장 정도의 완성에 대한 설명입니다. 바른 삼매를 얻은 수행자는 삼매를 이루는 오온에 대하여 무상ㆍ고ㆍ무아로 반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깨달음의 지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7장 중도에 대한 설명이다. 중도는 팔정도를 말하고, 팔정도가 있어야 괴로움의 원인을 소멸하고 열반을 실현하는 깨달음이 가능하다. 그래서 어떤 전통의 가르침이든, 어떤 수행방법이든 팔정도를 내포하고 있으면 바른 수행이고 팔정도가 없으면 바른 수행이라 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일묵 스님은 서울 도심에 ‘제따와나 선원’을 세운 지 햇수로 5년이 되었다. ‘제따와나’는 원래 ‘제따와나 아나타삔다스야라마’의 준말로 제따태자의 숲을 아나타삔디까가 부처님께 보시하여 세워진 큰 절이라는 뜻이다. 팔리어로 제따(jeta)는 꼬살라국의 태자의 이름이고 와나(vana)는 숲이란 뜻이다. 아나타삔디까(anathapindika)는 부처님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재가자의 이름이고, 아라마(ar?ma)는 큰 절이라는 뜻이다. ‘제따와나 아나타삔다스야라마’를 간단히 제따와나라고 부른다. 한역경전에서 기원정사로 번역된 제따와나는 부처님께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시면서 법을 설하신 장소이기 때문에 불교역사상 아주 의미있고 모범적인 수행처이다. 이 이름 그대로, 새로운 걸 만들기보다는 부처님 당시 제따와나에서 행해졌던 모습 그대로 법과 계율에 따라 살아가기 위한다는 의미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팔정도의 가르침에 따라 구성된 선원의 법회와 명상 프로그램은 초보자를 위한 것에서 시작해서 깊이 있는 수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까지 체계를 가지고 있다. 특정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닌 누구나 접근해서 단계별로 공부를 해나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친절한 한 장의 지도를 갖게 되는 것처럼 수행해야 할 방향을 알고 목적을 아는 바른 견해를 얻게 된다. 바른 견해를 갖추고 수행하기 때문에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수행이 되는 것이다.
우리 현대인들은 집, 자동차, 돈 등의 물질적인 욕망을 행복과 불행의 척도로 삼으며 이것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매우 괴로워한다. 일묵 스님은 이런 상황일수록 ‘수행’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수행의 과정, 팔정도를 실천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내려놓기’라고 정의한다. 우리 삶에 괴로움을 주는 마음을 버리고 행복을 주는 마음을 계발하는 것이 ‘내려놓기’인 것이다. 행복에 해로운 생각과 유익한 생각을 이해하고 진정한 행복에 해로운 생각을 버리는 것이 바로 ‘내려놓기’이다. 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삶을 이해하고 비도덕적인 삶을 버리는 것도 ‘내려놓기’이며, 달리는 마음과 고요한 마음을 이해하고 달리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내려놓기’이다. 이렇게 괴로움의 원인과 행복의 원인을 이해한 후에 괴로움의 원인을 버리는 것이 ‘내려놓기’이다.
‘내려놓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 마음이 복잡하게 꼬여 있기 때문에 내려놓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마음의 구조에 대해 배우고 실제 삶에서 자기 마음을 관찰하다보면 어떤 마음이 우리를 괴롭게 하는지 행복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내려놓게 된다.
몸도 건강하기 위해서는 운동, 정기적인 검진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마음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마음을 관리하고 보호해주어야 한다. 이처럼 마음을 관리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팔정도이고 팔정도를 실천하는 것이 수행이다. 따라서 팔정도를 실천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이 책을 통해서 팔정도를 이해하고 실천하여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를 기원한다.
지은이 소개
일묵 스님은 서울대 수학과 박사과정 중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하였다. 범어사 강원 졸업 후 봉암사 등의 선방에서 수행하였다. 이후 미얀마 파욱국제명상센터, 프랑스 플럼빌리지, 영국 아마라와띠, 호주 보디야나, 말레이시아 담마난다까 등 세계 각지의 수행센터에서 지속적인 수행을 하였다. 현재 제따와나선원의 선원장으로 있으면서 불교명상의 핵심인 팔정도에 따라 다양한 수행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물며 수행하셨고 청정한 가르침과 계율이 살아 있던 제따와나의 모습을 닮은 모범적인 명상마을을 한국에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저서로는 『윤회와 행복한 죽음』이 있다.
궁리 / 296쪽 / 1만 5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