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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사 홈 > 붓다의 메아리 좋은 글
   단동십훈을 아세요? 2008-12-17 / 3115  

 
단동(檀童)이라는 낱말은 우리말사전에도, 한자 자전에도 없는 낱말이다. 하지만 낱말 말감으로 볼 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우리 옛 조상들은 단군 때부터 사람다운 사람, 홍익인간을 키우고자 했다. 이를 위해 참되고, 앞을 내다보고, 활기차고 늘 삶을 넉넉하게 대하는 어린이 십훈(十訓)으로 하늘과 땅의 이치를 고스란히 담아 온 몸의 동작으로 재롱을 부리게 하는 독특한 가르침을 펴왔다. 이것이 바로 단동으로 단군 이래 내려온 우리의 독특한 육아법으로 보는 것이다.

둘째는 부처님처럼 깨달음을 이루는 아이로 키우는 육아법이라 보기도 한다. 이는 절 운영에 도움을 주는 불자의 집을 단가(檀家)라고 하는데서, 또는 부처님을 모시는 닷집을 단가라 하기도 하는데서 연유한 견해이다. 즉 아이를 부처님처럼 크게 깨닫는 이로 키우는 육아법으로 ‘단동십훈’이라 했을 것이라 짐작해 보는 것이다.

‘단동십훈’의 내용을 한 번 풀어내 보자.




제1훈 : 弗亞弗亞(불아불아)

출생의 이치를 일깨우는 몸놀림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기의 허리를 잡고 세워서 왼쪽, 오른쪽으로 기우뚱기우뚱 하면서 ‘부라부라’ 노래를 하며 흔들어 준다.

‘불아불아 불아불아 / 금을 주면 너를 살까 / 은을 주면 너를 살까 / 불아불아 불아불아 / 우리 아기 예쁜 아기 / 밝은 빛이 되어라 / 귀한 빛이 되어라 ’

불(弗)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기운을, 아(亞)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기운을 뜻하는 말이다. 하여「弗亞弗亞」는 사랑으로 땅에 내려오고, 신이 되어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무궁무진한 생명을 가진 아기의 나(我)를 칭찬해 아기 자존감을 키우는 말과 행동이라고 한다.




제2훈: 侍想侍想(시상시상)

하늘의 뜻에 따르라는 몸놀림으로 아이를 앉혀놓고 앞뒤로 끄덕끄덕 흔들면서 “시상시상”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시상시상 시상시상 / 앞으로 나갔다 / 뒤로 물러갔다 / 무엇 무엇이 보이니 / 시상시상 시상시상 / 윗사람을 섬기고 / 아랫사람을 아껴라’

사람의 모습은 마음, 몸은 태극, 하늘과 땅에서 받은 것이니 우주를 모신 몸 ‘사람이 곧 작은 우주다’는 생각으로 늘 조심하고 하늘의 뜻, 우주의 섭리에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제3훈: 道理道理(도리도리)

무궁무진한 하늘의 도리와 섭리를 일깨워주는 몸놀림이다. 머리를 오른쪽 왼쪽으로 돌리게 하면서 노래를 불러준다.

‘도리도리 도리도리 / 왼쪽을 보아라 / 오른쪽을 보아라 / 도리도리 도리도리 / 그른 것은 버리고 / 옳은 것은 좇아라’

하늘과 땅의 목숨붙이들이 헤아릴 수 없는 하늘의 道理(놀이)로 생겨났듯이 아기도 하늘 도리로 생겨났음을 잊지 말아, 이리저리 궁리해서 하늘과 땅 사이 목숨붙이가 노는 이치를 깨우치라는 자연의 섭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제4훈: 持闇持闇(지암지암 잼잼)

무궁한 진리를 깨닫게 일깨워주는 몸놀림이다. 두 손을 앞으로 내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게 하면서 노래를 불러 준다.

‘잼잼잼잼 잼잼잼잼 /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 좋은 생각은 고이고 / 나쁜 생각은 버려라 / 잼잼잼잼잼 잼잼잼잼 / 두고두고 알아가라 / 살펴살펴 알아가라’

웅크려 쥐려고만 하면 안 된다. 쥐었으면 놓을 줄도 알라는 가르침이다. 병목이 좁은 항아리에 쌀을 넣어 놔두면 그 쌀을 한 움쿰 쥐고 손을 못 빼내 잡히고 마는 원숭이를 닮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제5훈: 坤地坤地(곤지곤지)

하늘과 땅의 조화를 일깨우는 몸놀림이다. 오른손 검지(집게손가락)로 왼쪽 손바닥을 찧는 모습이죠.

‘곤지곤지 곤지곤지 / 둥게둥게 얼뚱 아기 / 쑥쑥 자라 어서 자라 / 신랑 각시 되려무나 / 곤지곤지 곤지곤지 / 좋은 엄마 되려무나 // 좋은 아빠 되려무나’

하늘과 땅의 놀이를 잘 알라는 말. 십(十)이라는 글자는 음(一)과 양(1)이 관통하는 모습으로 음과 양을 상징한다. 이를 알게 되면 저절로 땅의 이치도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제6훈: 西摩西摩(섬마섬마)

스스로 서게 하는 자존감을 일깨우는 몸놀림이다. 아기를 손바닥 위에 곧추세우며 하는 말로 이런 노래를 불러준다.

‘섬머섬마 섬마섬마 / 방실방실 우리 아기 / 잡지 않고 바로 서네 / 따로따로 따로따로 / 혼자서도 잘도 걷네 / 하늘 받칠 기둥 되네’

서(立)라는 말로 <섬마섬마〉라고 하는데 몸을 세워 남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일어나라는, 정신을 가다듬게 하는 한편 몸의 건강도 다져나가라는 뜻이다. <따로따로〉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7훈: 業非業非(업비업비)

섭리에 맞는 업을 갖도록 일깨우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무서움을 가르치는 말인 것이다.

‘에비에비, 넘어질라 / 에비에비, 다칠라 / 에비에비, 사이좋게 / 놀아야지 우리아기 / 우리아기 착한아기 / 우리아기 튼튼하게 / 벌써벌써 다 컸네’

해서는 안 될 것을 이를 때 겁주는 말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의미를 담아 커서 놀고 일 할 때 도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제8훈:亞含亞含(아함아함)

입조심하라는 일깨움이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 내는 동작이다.

‘아함아함, 나무를 품어라 / 아함아함, 산을 담아라 / 아함아함, 하늘을 머금어라 / 세상이 아기 몸에 다 드네 / 우리아기 온누리네 / 우리아기 잘도 노네’

두 손 모아 입을 막는 모양새를 가진 ‘아(亞)’자는 입조심 해라, 구업(口業_)을 짓지 마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함은 머금을 함(含)자로 써 깊이 품은 생각을 함부로 내뱉지 말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제9훈: 作作弓作作弓(짝짝궁 짝짝궁)

음양의 조화를 일깨우는 몸놀림이다. 예의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소리 내는 동작이다.

‘짝짜꿍 짝짜꿍 / 손뼉 치고 춤추어라 / 하나를 가르치니 열을 다 아네 / 열을 가르치니 백을 다 아네 / 짝짜꿍 짝짜꿍 / 우리아기 잘도 노네’

손뼉을 치는 것은 천지좌우와 태극을 맞부딪치는 것으로 음양이 합쳐져서 하늘에 오르고 땅으로 내리는 하늘과 땅의 조화, 놀이를 나타낸다. 사람으로 오고 신으로 가는 이치를 알아 손뼉을 치면서 재미있게 춤추며 놀자는 뜻.




제10훈: 支娜阿備 活活議(질라아비 활활의)

팔을 들어 춤추는 동작으로 아기 팔을 잡고 춤을 추듯 덩실 대며 하는 말이다.

‘질라아비 훨훨 질라아비 훨훨 / 두 팔을 크게 벌려 훨훨 / 가슴을 활짝 펴고 훨훨 / 하늘까지 날아라 / 질라아비 훨훨 질라아비 훨훨’

아이의 몸과 마음이 잘 자라도록 바라고 축복하며 춤추는 모양새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이다. 지나아비 활활의(支娜阿備 活活議, 질라아비 훨훨)는 하늘과 땅, 자연의 모든 이치를 갖춰 땅기운을 받은 몸이 훨훨 날아갈 듯이 자라게 작궁무(作弓舞)를 추며 몸과 마음이 모두 즐겁게 놀며 날아오르라는 축복을 뜻한다.




덧붙여 ‘깍궁(각궁, 覺躬) 또는 우르르르 깍꿍’이란 것도 있다. 여기서 ‘깍궁’은 깨달을 각, 지킬 몸 궁자를 써 자신을 깨달아 알고 잘 지켜나라는 뜻을 지닌 가르침이다.

단동십훈, 어쩌면 한자말이 아닌 우리말 된 가르침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흔적을 찾을 때까지는 이렇게 알고 있을 수밖에 없음이 아쉽다. 더불어 예나 지금이나 아기와 놀면서 늘상 해오던 그 말들에 이런 지혜의 가르침이 담긴 것임을 알고 하는 젊은 부모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본 모임 홈페이지에 올려진 것으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 다시 싣습니다.

글 : 변택주


<출처 : 맑고향기롭게>
[위 글은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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