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임금이 온 나라 안의 소경들을 불러, 궁중의 마구간으로 데리고 가 코끼리를 구경시켰다. 그런데 앞을 못 보는 그들은 손으로 더듬을 수밖에 없어서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 자도 있고, 코를 만진 자도 있고, 귀나 꼬리를 만진 자도 있었다. 구경을 마친 뒤에 그들은 코끼리의 생긴 모양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데 그 다리를 만진 자는 코끼리가 큰 기둥처럼 생겼다 했고, 그 코를 만진 자는 동아줄과 같다 하고, 그 귀를 만진 자는 키〔箕〕와 같다 하고, 그 꼬리를 만진 자는 큰 지팡이 같다 하여 서로 다투었다. 이는 실물을 보지도 못한 소경들이, 각기 제 생각이 옳은 줄 자신한 데서 온 결과이다. 그 본 바가 적고 경험한 것이 확실치 못한 주제에, 나는 그 진리를 잘 알고 있다 자처하는 사람들도, 역시 이런 부류라 하겠다. - 삼혜경(三慧經)